2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 회담에서 공개적으로 대립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 회담 이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젤렌스키 대통령)는 미국의 소중한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미국을 무시했다"며 맹비난했습니다. 이어 파국으로 끝난 회담에 대해 "그(젤렌스키)는 평화를 위한 준비가 됐을 때 다시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회담 직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자택으로 향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내가 원하는 것은 지금 당장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휴전하는 것인데 젤렌스키는 내 바람과 전혀 다른 것을 원하고 있었다. 그는 계속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우길 원한다”며 날 선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언급하며 “그와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는데 그 역시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이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과 여부를 묻는 질문에 "매우 솔직해져야 한다. 우리가 나쁜 일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회담 파국에 대한 사과를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인들을 존경한다. 우크라이나로서는 미국의 지원 없이는 러시아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상황은 양측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밝히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두 정상은 이날 백악관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종전 방안 및 우크라이나 내 광물 등 경제 개발 관련 협정을 맺을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에 대한 이견이 드러나면서 비공개 회담과 협정 서명, 기자회견 등 모든 일정이 취소됐습니다. 두 사람이 고성을 내며 대립하는 모습은 세계에 생중계 됐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대통령과 외국 정상 간 대립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은 전에 볼 수 없었던 장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CNN 등 외신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종결이 한층 어려워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