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남)
'아랍의 봄'으로 30년 독재정권을 물리쳤던
이집트가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여)빵 보조금 대신 배급제로 바꾸려던 정부 방침에
반발하는 이집트 민심이 사납습니다.
신나리 기잡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이집트 카이로의 한 빵집 앞.
문을 열자마자 앞 다퉈
이집트 빵 ‘아이시’를 사는 이들로 북적입니다.
국민의 40%나 되는 이집트 빈곤층은
하루 2,300원의 빵 보조금으로 생계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최근 당국이 정부 보조금으로 지원했던 빵을
배급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습니다.
바닥난 정부 재정과 곡물 부족으로
빵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녹취: 카이로 주민]
“하루에 빵 세 조각도 못 먹을 정도로
대부분의 이집트인들이 가난에 허덕입니다.
정부가 빵 대신 다른 식량을 제공해줄지도 의문이네요.”
시민들의 거센 분노에 부딪쳐
보조금 제도는 다시 살아났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합니다.
빵에 얽힌 성난 민심 표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1977년 정부가 밀가루 보조금을 줄이자 식량 폭동이 일어났고,
2008년에는 식료품값이 크게 오르자
근로자들이 대규모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1년 2월 시민 혁명 이후
이집트 경제 사정은 악화일롭니다.
무바라크 정권 축출 이후 정국불안이 계속되자,
이집트를 먹여 살렸던 외국인 관광객 숫자가 급감했고,
투자도 빠져나가면서 외환보유액은
거의 3분의 1 토막 났습니다.
결국 이집트 정부는
국제통화기금에 손을 벌릴 방침입니다.
그러자 시민들은 거리로 몰려
“차관이나 원조는 필요 없다,
빵과 자유, 정의를 원한다”고 외쳤습니다.
독재자는 물러갔지만 경제난이
아랍의 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신나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