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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소비자 리포트]종이도 못 자르는 ‘쇠 자르는 칼’…폭풍인기 ‘장미칼’의 진실
2013-05-09 00:00 사회

[앵커멘트]

'장미 칼'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뭐든지 단 칼에 자른다는 광고로
주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저희 취재팀이 직접 실험해보니
광고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엄상현 기잡니다.








[리포트]

자물쇠와 쇠파이프, 심지어 칼갈이까지
몇 번의 칼질에 쉽게 절단됩니다.

이번에는 칼이 칼을 자릅니다.

장미 무늬가 새겨져 있어 이름 붙여진
이른바 ‘장미칼’.

각종 홈쇼핑 광고를 통해 100만개 가까이 팔린
히트 상품입니다.

올해 2월,
홈쇼핑 광고를 보고 장미칼을 구입한 김성환 씨.

그런데 무엇이든 단 칼에 자른다는 광고와 달리
실제 구입한 칼은 형편 없었습니다.

[인터뷰 : 김성환 / 장미칼 구입 피해자]
“종이도 안 썰어져요, 세워서 썰어도.
파인애플도 탁 치니까, 한 방에 두 동강. 한 방에 척.
어느 사람이 그걸 보고 안 믿겠냐구요.
너무 소비자들을 희롱한 것 같아요.“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입니다.

소비자가 직접 장미칼을
사용하는 모습을 촬영한 것인데
광고와는 전혀 다릅 모습입니다.

[스탠드업 : 엄상현 기자]
홈쇼핑을 통해 구입한
각기 다른 4 종류의 장미칼입니다.
과연 광고처럼 무엇이든 잘 자를 수 있는지,
직접 실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광고에서 몇 번의 칼질로 잘려나갔던 쇠파이프.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칼도 쉽게 자르지 못합니다.

광고에서 단면이 깨끗하게 잘려나간 종이,

2개의 칼은 광고와 비슷하지만
2개는 완전히 딴판입니다.

종이도 제대로 자르지 못한 두 칼은
과장 광고가 가장 심한 제품으로
모두 중국산입니다.

장미 무늬가 들어간 칼을
처음 생산한 곳은 부산의 한 중소기업.

30년간 주방용 칼을 생산해 온 곳입니다.

수년간의 연구 개발 끝에 상품을 내놓았고
작년 9월 홈쇼핑을 통해 판매를 시작하면서
주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후 저가의 중국산 제품 등
유사상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과장광고 경쟁이 불붙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 정재서 / 영신나이프 대표]
“제일 제가 걱정하는 게 이것이 너무 조잡스럽게
만들어 와 가지고 결국 소비자들에게 불만이 터지면
우리 회사도 결국 같이 소비자들에게 불신을 당하지 않겠나...“

심지어 독일 유명기업과 기술제휴를 통해
제품을 생산한다는 업체까지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확인 결과,
기술 제휴를 맺었다는 독일 기업은
칼이 아닌 도마를 생산하는 곳.

어떻게 된 일인지 업체 관계자에게 물었습니다.

[녹취 : 장미칼 업체 H사 관계자]
“(우리는) 독일 거라고 한 적 없어요. 처음에 나간 광고가 잘못돼서 다 수정해서 나갔거든요. 우리는 수입이 아닌데 수입처럼 광고하면 안 되잖아요.”

최근 한국소비자원에도 홈쇼핑 광고를 보고
장미칼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불만 접수건수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신용묵 / 한국소비자원 선임조사위원]
“홈쇼핑처럼 광고가 중심이 돼 거래가 되는 경우에는 광고로 인한 분쟁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자들이 광고 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 입증의무를 부여하도록 해야 좋을 것 같아요.”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충동구매를 부추기는 일부 과장 광고.

소비자들의 보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채널 A 뉴스 엄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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