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병사 오청성의 치료를 계기로 중증 외상센터의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박지혜 기자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긴박하게 움직이는 그곳의 48시간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굉음과 함께 날아든 닥터 헬기. 옥상으로 달려간 의료진 앞에 심정지에 빠진 환자가 내려집니다.
곧바로 시작된 심폐 소생술,
[현장음]
"컴프레셔(압박)."
"어레스트(심정지)요."
온몸이 땀에 젖도록 매달렸지만,
[현장음]
"터미네이션(종료)."
끝내 살려내지 못했습니다.
[김좌상 / 응급의학과 요원]
"마음은 아프지만 다른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끝나면 다른 환자들 보러 가야죠."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중증외상센터의 48시간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센터에 합류한 지 9개월 된 김광민 교수의 하루는 오전 회진으로 시작됩니다. 절체절명의 환자들이 워낙 많아,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습니다.
[김광민 / 외과 전문의]
“(회진을 돌 때) 한 번에 스무 명 정도 되는 것 같고.”
[현장음]
"wake up! (일어나)"
시도 때도 없는 호출벨 탓에,
밥 먹을 수 있는 10분이라도 있음 다행입니다.
[김광민 / 외과 전문의]
"먹는 게 아니라 쑤셔 넣는다는 느낌으로, 10분 내로 가서 환자를 보는 게 원칙이니까.”
밤 12시. 의료진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시간입니다.
[이윤석 / 응급의학과 전문의]
"밤에 사고가 굉장히 잘 나잖아요, 어둡고 음주사고도 있고."
쪽잠이 든 지 불과 30분.
[현장음]
"Wake up!(일어나) Wake up (일어나)"
환자는 교통사고로 후송돼 온 젊은 부부와 100일도 채 안된 아기. 다급히 처치를 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새벽 1시를 훌쩍 넘겼습니다.
[박지혜 기자]
"밤 사이 많은 눈이 내렸는데요, 아침부터 환자들이 많이 왔습니다."
줄을 잇는 눈길 사고 환자들 탓에 끼니를 거른 김 교수. 편의점에서 라면 한 개를 집어듭니다.
[김광민 / 외과 전문의]
"제때 못 챙겨먹는게 많죠. 대부분은 혼자 라면이나 김밥 먹거나, 앞에 조그만 분식집 가거나."
피곤과 식곤증이 겹치자, 앉은 채로 잠이 듭니다.
지켜보기만 한 취재진도 지친 건 매한가지. 촬영하던 PD가 그만 코피를 쏟습니다.
"(코피가 언제부터 난 거에요?) 오늘 아침부터. 피곤해 죽겠다. (많이 났어요?) 응, 많이 났어."
이 중증외상센터의 의사는 13명. 현행법에 명시된 최소 20명 정원에 한참 못미칩니다.
48시간 당직이 3교대로 돌아오니, 의사 한 명만 빠져도, 살인적 근무가 이어집니다.
[박지혜 기자]
"당직표를 보면 이틀을 근무하고 하루를 쉰 다음 또 근무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수시로 등장하는 막무가내 환자.
[현장음]
"아니, 내가 급해서 응급실에 왔지. (소리지르지 마세요) 누가 뭐래?"
일반 병실과 똑같이 적용되는 의료 수가 탓에 눈덩이처럼 커지는 적자 등 어려움은 한두개가 아닙니다.
[김광민 / 외과 전문의]
“외상센터라는 게 병원입장에서 보면 골칫덩이거든요. 환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니까.”
마침내 끌난 48시간의 체험.
"어젯밤 환자들로 가득했던 병상이 오늘은 비어있는 모습인데요, 의사들과 며칠 생활을 했을 뿐인데도 무척 힘들었습니다."
김 교수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의 품으로 향합니다.
[김광민 / 외과 전문의]
"자고 싶고 졸리고 그렇죠. 해방감이 있죠. 0116 애기가 태어난 지 한 달 반 정도 됐거든요. 0125 애들 보고 싶어요.”
꺼지지 않는 외상센터의 불빛과 의료진의 사명감이 지금 이순간에도 소중한 생명들을 지키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박지혜입니다.
연출 : 윤순용 홍주형
그래픽 : 이진
박지혜 기자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긴박하게 움직이는 그곳의 48시간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굉음과 함께 날아든 닥터 헬기. 옥상으로 달려간 의료진 앞에 심정지에 빠진 환자가 내려집니다.
곧바로 시작된 심폐 소생술,
[현장음]
"컴프레셔(압박)."
"어레스트(심정지)요."
온몸이 땀에 젖도록 매달렸지만,
[현장음]
"터미네이션(종료)."
끝내 살려내지 못했습니다.
[김좌상 / 응급의학과 요원]
"마음은 아프지만 다른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끝나면 다른 환자들 보러 가야죠."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중증외상센터의 48시간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센터에 합류한 지 9개월 된 김광민 교수의 하루는 오전 회진으로 시작됩니다. 절체절명의 환자들이 워낙 많아,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습니다.
[김광민 / 외과 전문의]
“(회진을 돌 때) 한 번에 스무 명 정도 되는 것 같고.”
[현장음]
"wake up! (일어나)"
시도 때도 없는 호출벨 탓에,
밥 먹을 수 있는 10분이라도 있음 다행입니다.
[김광민 / 외과 전문의]
"먹는 게 아니라 쑤셔 넣는다는 느낌으로, 10분 내로 가서 환자를 보는 게 원칙이니까.”
밤 12시. 의료진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시간입니다.
[이윤석 / 응급의학과 전문의]
"밤에 사고가 굉장히 잘 나잖아요, 어둡고 음주사고도 있고."
쪽잠이 든 지 불과 30분.
[현장음]
"Wake up!(일어나) Wake up (일어나)"
환자는 교통사고로 후송돼 온 젊은 부부와 100일도 채 안된 아기. 다급히 처치를 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새벽 1시를 훌쩍 넘겼습니다.
[박지혜 기자]
"밤 사이 많은 눈이 내렸는데요, 아침부터 환자들이 많이 왔습니다."
줄을 잇는 눈길 사고 환자들 탓에 끼니를 거른 김 교수. 편의점에서 라면 한 개를 집어듭니다.
[김광민 / 외과 전문의]
"제때 못 챙겨먹는게 많죠. 대부분은 혼자 라면이나 김밥 먹거나, 앞에 조그만 분식집 가거나."
피곤과 식곤증이 겹치자, 앉은 채로 잠이 듭니다.
지켜보기만 한 취재진도 지친 건 매한가지. 촬영하던 PD가 그만 코피를 쏟습니다.
"(코피가 언제부터 난 거에요?) 오늘 아침부터. 피곤해 죽겠다. (많이 났어요?) 응, 많이 났어."
이 중증외상센터의 의사는 13명. 현행법에 명시된 최소 20명 정원에 한참 못미칩니다.
48시간 당직이 3교대로 돌아오니, 의사 한 명만 빠져도, 살인적 근무가 이어집니다.
[박지혜 기자]
"당직표를 보면 이틀을 근무하고 하루를 쉰 다음 또 근무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수시로 등장하는 막무가내 환자.
[현장음]
"아니, 내가 급해서 응급실에 왔지. (소리지르지 마세요) 누가 뭐래?"
일반 병실과 똑같이 적용되는 의료 수가 탓에 눈덩이처럼 커지는 적자 등 어려움은 한두개가 아닙니다.
[김광민 / 외과 전문의]
“외상센터라는 게 병원입장에서 보면 골칫덩이거든요. 환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니까.”
마침내 끌난 48시간의 체험.
"어젯밤 환자들로 가득했던 병상이 오늘은 비어있는 모습인데요, 의사들과 며칠 생활을 했을 뿐인데도 무척 힘들었습니다."
김 교수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의 품으로 향합니다.
[김광민 / 외과 전문의]
"자고 싶고 졸리고 그렇죠. 해방감이 있죠. 0116 애기가 태어난 지 한 달 반 정도 됐거든요. 0125 애들 보고 싶어요.”
꺼지지 않는 외상센터의 불빛과 의료진의 사명감이 지금 이순간에도 소중한 생명들을 지키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박지혜입니다.
연출 : 윤순용 홍주형
그래픽 : 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