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지지율) 정말 안 떨어질까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당 비공개 회의 때 여론조사에 의문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비상계엄 사태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최고 지지율을 찍었던 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는 제자리인데 여당 지지도는 오르며 계엄 전으로 돌아간 조사였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대체 왜 여당이 오를까 해석이 분분한데, 이 대표도 최근 여권 지지율 상승세가 믿기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일만 해도 대통령 지지율이 40%라고 발표한 한 여론조사에 대해 “고발을 검토한다”(조승래 수석대변인)고 했었죠. “문항 설계 등이 특정 대답을 유도하는 식으로 진행됐다”면서요. 응답률 낮은 무선 ARS 100% 조사 방식도 문제 삼았습니다.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죠.
그런데 지난 10일 ‘메이저급’인 갤럽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며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직전 조사에서 두 배 가까이 벌어졌던 양 당 지지율이 민주당 36%, 국민의힘 34%로 오차범위 내인 2%p 차까지 좁혀졌으니까요. ARS 방식 조사뿐 아니라 전화면접 방식에서도 여권 상승세가 확인된 겁니다. 민주당은 겉으론 "보수 분열 위기감에 총결집 했을 뿐"이라고 했지만 속으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최근 비공개 회의에서 이 대표 뿐 아니라, 다른 지도부 의원들도 여당 지지율을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습니다.
"탄핵 국면 곧 떨어질 것" VS "현실 직시해야“
당내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여론조사 결과 분석에 밝은 민주당 한 3선 의원은 "보수의 마지막 발악"이라며 "탄핵 국면이 지속되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게 돼있다. 초조해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위기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민주당 4선 중진 의원은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며 경고음을 울렸습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어떻게 대응할까요. 민주당은 여당 지지율이 치솟은 이유를 가짜뉴스 유포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합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큰 틀에서 보수가 결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문제는 결집하는 게 정당한 내용 때문이 아니라 부정선거 음모 등의 가짜뉴스로 이뤄지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민주당 소통위는 지난 10일 내란선전 혐의로 보수 유튜버들을 고발했죠. 전용기 의원은 "단순히 퍼나르는 일반인이라 할지라도 단호하게 내란선동이나 가짜뉴스 내용으로 고발하겠다"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당은 "전국민 카톡 검열로 사상 통제하냐"고 반발하고 있죠. 가짜뉴스 고발이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킬지, 역효과로 나타날지 당내에서도 지켜보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주말 집회 참석도 독려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가 비공개 회의에서 되도록 집회에 참석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는데요. 집회에 참석한 한 중진 의원은 "계속해서 나오긴 했지만, 이 대표가 지지율이 걱정됐는지 한 번 더 독려한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습니다.
이재명, '비호감도 1위' 극복 숙제
당내에선 당 지지도 이외 이 대표의 '비호감도 낮추기'도 큰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지난 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6~7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후보들 중 절대 찍고 싶지 않은 사람’으로 이 대표라는 응답이 42.1%로 가장 많았는데요.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대선 때부터 늘 안고 있는 문제였다"며 "이미지는 일과 성과 외에도 외모, 풍기는 아우라, 느낌 등 다분히 주관적인 것들이 같이 반영되는 부분이어서 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친명 핵심 관계자는 "비호감도는 안고 가야할 지점"이라며 "여당이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