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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 쏟아낸 김경수 뒤엔 문재인? 이재명에 도전장 [런치정치]

2025-01-31 13:00 정치

"김경수 전 지사님께서 치욕스럽게 당에서 나간 분들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셨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취재진, 어제)

"대변인 어디 갔어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남 양산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한 어제(30일), 취재진의 관심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1500자 독설에 쏠렸습니다. 두 사람 회동 전날(29일) SNS에 ‘문 전 대통령의 복심’ 김 전 지사가 SNS에 쓴 글은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것이었으니까요. 제목은 ‘크게 하나 되어 이기는 길’인데, 표현은 매서웠습니다. 비명횡사 공천을 꺼내며 당 떠난 사람들에 대한 사과와 복당을 요구했고, 현 민주당의 금기어인 ‘일극체제’ ‘사당화’까지 꺼내들었죠. 이 대표 반응이 궁금했는데, 대변인에게 물으라면서 즉답은 피했습니다. 당내에선 김 전 지사가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졌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어제 경남 양산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다.

‘순둥이’ 김경수의 독설, 왜?

당내에서 김 전 지사를 부르는 별명은 ‘순둥이’였습니다. 비판도 부드러운 어조로 하던 김 전 지사의 독설에 가까운 이들도 깜짝 놀랐습니다. 한 친문계 의원은 “김경수가 평소 김경수답게 말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는데요. 김 전 지사, 이렇게 독설로 도발하고 나선 까닭은 뭘까요.

김 전 지사 측근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워낙 부드럽게 얘기하는 스타일인데 독설한 걸 보면 당 위기 극복이 그만큼 절박한 것”이라고요. 저조해진 당 지지율도 의식했다는 겁니다. 김 전 지사는 주변에 “지금이야말로 찬찬히 당 내부를 돌아보고 정비를 가다듬어야 할 때”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전 지사와 가까운 또 다른 비명계 전직 의원은 “김 전 지사가 대선을 앞두고 무슨 역할이든 해야 한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전했는데요. 이번 글도 김 전 지사가 지난달 독일에서 귀국한 이후 한 달간 고심한 끝에 나왔다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도 나가고 “민주주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하면서 정치적 목소리를 계속 키워왔다는 거죠.

당내에선 김 전 지사의 측근은 김 전 지사와 이 대표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과거 친문계가 이 대표에 등돌릴 때도, 먼저 다가가 손잡아준 사람은 김 전 지사였다”고요. 그만큼 조기대선이 치러지면 김 전 지사가 당내 지분을 요구할 명분도 있다는 겁니다.

 2014년 김경수 전 지사의 선대위 발족식에 참가한 문재인 전 대통령. 김 전 지사는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한다.

文 청와대 참모들, 김 전 지사 지원 합류

김 전 지사의 독설은 이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 전날 나왔습니다. 김 전 지사 메시지는 결국 문 전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닐까요? 김 전 지사를 돕는 또다른 최측근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꼭 말해야 아나? 이심전심이다. 비명계는 모두 비슷하게 하는 생각”이라고요. 문 전 대통령은 어제 이 대표를 만나 “경남에는 김경수, 경북에는 김부겸이 있다”며 통합을 강조했죠.

최근 문재인 청와대에 근무했던 참모들이 모여 김 전 지사를 알음알음 돕고 있습니다. 아직 공식 캠프가 꾸려진 건 아니지만 “이심전심으로 측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조만간 공식적인 조직도 선보일 것으로 보입니다. ‘친문계 적자’로서 ‘이재명 대표 대항마’로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겁니다.

한 비명계 전직 의원은 이런 분석을 내놨습니다. “이 대표를 향한 김 전 지사의 독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친문계 황태자’ 한계를 뛰어넘어 체급을 키우는 것”이라고요. ‘친문계 적자’ 상징성이 강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한계도 벗어나야 한다는 겁니다.

김 전 지사를 지원하는 원외 조직과 달리, 친문계 의원들은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입니다. 한 친문계 의원은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당에서 괜히 갈라치기 하는 것처럼 보이면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실현할 수 없다”고요. 또다른 친문계 의원도 “김 전 지사 메시지를 당내 파열음으로까지 해석할 일이냐”며 언급을 피했습니다.

김 전 지사 측 “직접 얘기할 때가 올 것”

김 전 지사 측은 “대선에 도전하냐”는 질문엔 즉답을 피하면서도 “국민께 직접 얘기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대표가 야권 대선주자 중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김 전 지사가 체급을 키울 시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김 전 지사가 이재명 대표의 대항마가 될지, 페이스 메이커가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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