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직후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 (출처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결정 직후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조기 대선에서 우리 당 후보를 내는게 맞냐는 의견까지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연단에 선 한 의원은 "개인적으로 (기각으로) 판단한 것과 관련해 모멸감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며 "법원과 재판관들의 세상은 우리 세상과 좀 다르다, 확실히 내 마음대로 세상이 안되구나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어 "과연 우리가 경선관리위원회를 통해 (대선 주자) 후보를 내는 정치 과정을 갖고 가는 게 맞냐는 생각이 든다"며 "예를 들어 '우리 당은 후보를 내지 않겠다', 곧 국민 후보를 뽑는 범자유진영 원탁회의에 맡기겠다는 취지의 선언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탁회의는 전직 국회의장이나 보수계 원로 등으로 꾸리고 당이 아닌 이런 회의체에서 차기 대선 후보를 뽑아야 되는 것 아니냐는 아이디어를 낸 겁니다.
이 의원은 "이 당에서 후보를 배출하면 국민이 얼마나 납득할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며 "후보 배출 포기일수도 있고 위임일 수도 있지만 그런 옵션도 하나 있어야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비공개 의총 자리에서는 광장 정치에 기댄 데 대한 당내 반성도 나왔습니다. 한 의원은 "이번 보궐선거 결과에서도 봤지만 목소리 큰 열성 지지자들만 보고 가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중진 의원은 "지금 이순간부터 우리는 대통령을 잃었다"며 "이번 결정은 재판관들의 왜곡된 판결이 아니고 바닥 민심 속에 숨어 있는 필연적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부터 반성하겠다"면서도 "조기대선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하고 지난 대선 때와 다르게 우리는 분열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1%의 승률을 100%의 승률로 이끌어가는 작업에 착수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당내 기강 확립에 대한 건의도 이어졌습니다. 한 중진 의원은 "지금부터 어떻게 할 것인가, 저는 더 이상 누구 탓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반성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하고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각자 무엇이 부족했는지 책임감으로 다시 무장해야 하고 당의 최소한의 기강은 세워나가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