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해외에 체류 중인 북한 주민의 귀국을 승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국경을 개방했다는 분석을 내놓은 가운데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북한이 이를 타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북한 노동신문 등은 오늘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발표를 실어 "세계적인 악성 전염병 전파상황이 완화되는 것과 관련해 방역등급을 조정하기로 한 사령부 결정에 따라 해외에 체류하던 우리 공민들의 귀국이 승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중국 단둥에 트럭과 열차 등을 보내며 조심스레 개방의 움직임을 보였는데 해외 체류 주민을 귀국시키는 조치까지 내렸다고 공식 밝힌 겁니다. 노동신문은 '방역등급'을 완화한 사실도 함께 전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7일 채널A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제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경제과업 달성을 위한 것"이라며 경제난이 심한 북한이 "재정 확충과 함께 주민들의 불평,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1월 22일 국경 봉쇄 조치를 내렸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통상 3년까지 해외 체류가 허용되는데 당시 귀국을 앞 둔 사람들의 경우 최장 6년 이상을 해외에서 지냈던 겁니다. 이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 사이안 숨진 이들은 그 시체가 해외 대사관 등의 냉동실에 있고, 가족을 두고 온 주민들은 6년 반 동안 보지 못해 가정이 해체되는 일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조 위원은 탈북을 시도했던 주민이나 정치적으로 문제 된 정치범 등이 갇혀있는 대사관이 포화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 내부에서 재판 등을 통해 벌을 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