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외교장관이 이탈리아 피우지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장에서 만났습니다. 사도광산 추도식 이후 한일 외교 수장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26일 오후 외교부는 조태열 외교장관과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외상이 G7 회의를 계기로 약식 회담(풀 어사이드)을 가졌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는 “양국 장관이 사도광산 추도식으로 불거진 문제가 양국 관계 발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이제까지 가꿔온 양국 협력의 긍정적 모멘텀을 이어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자리에서 조 장관이 이와야 외상에게 이번 사도광산 추도식 파행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이번 추도식에서 우리 정부가 요구했던 ‘강제동원’이나 ‘사과’ 등의 표현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강인선 외교부 2차관은 한국의 추도식 불참이 "한일 간 합의 수준에 미치지 못해 우리 정부가 강하게 항의를 한 것이고 그 자체로 강한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이번 한일 외교장관의 만남에 대해 일본 측은 즉각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날 오후 8시 반 쯤 이 사실을 공개한 반면 일본 외무성은 현재(오후 10시)까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외교 소식통은 “정식 회담이 아닌 약식 회담이어서 양측의 만남 공개는 합의가 아니고 갹 국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4일 사도광산 추도식을 두고 우리 정부가 하루 전 전격 불참을 결정하자 일본 내각 2인자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다음 날인 25일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 외교부도 26일 “전날 한국 당국자가 주한일본대사관 측과 접촉해 추도식 관련 한일 협의 과정에서 일본이 보여준 태도에 대해 일측에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히는 등 양국 간 갈등이 표면화 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