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어제(28일) 산불 피해 현장인 경북 안동을 방문했다. (출처 =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어제(28일) 예정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산불 피해 지역인 경북 안동을 찾았죠. 임시 대피소를 방문해 이재민을 위로했는데요. 그런데, 오 시장의 안동행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싱크홀 사고' 같은 지자체 현안이 있는데 다른 지자체의 현안을 챙기는 게 맞냐는 비판이 제기된 건데요. "지자체장 대 지자체장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오 시장이 영남 대형 산불 현장에 간 진짜 이유, 뭘까요. 민심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싱크홀부터 챙겨야" vs "국가적 재난에 연대"
오 시장 측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번 안동행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박완수 경남도지사 현장지원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요. 오 시장은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대한적십자 서울지사 등과 함께 텐트, 침구류, 생필품, 의류 등 구호물품 지원에도 나섰죠. 산불 진압에 투입된 서울소방본부 소방대원도 격려했습니다.
한 지자체장이 대형 국가 재난이 일어난 다른 지자체에 가서 재해 대응 노하우를 공유하고 돕는 일, 당연히 필요해보입니다. 하지만 한 여권 인사 이렇게 비판하더라고요. "서울시장이 자기 관할구역(강동구 명일동)에서 일어난 싱크홀 인명 사고부터 챙겨야지. 당 대표도 아니지 않나"고요.
서울시가 싱크홀 위험지역 전수조사에 나섰지만, 시민들은 언제 또 땅꺼짐이 발생할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 살고 있는 만큼 후속 대응에 더 주력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다른 여권 인사는 "어제 국회 의원회관에선 서울시 싱크홀 관련 긴급 전문가 간담회가 열렸는데, 오히려 서울시장이면 이런 곳에 나타났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일각의 곱지 않은 시선에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 오 시장을 감쌌습니다. "서울시가 구호 물품도 보내고 손 벌려 도와주겠다고 하는데 국가적 재난이니 연대의 의미로 봐야하지 않겠냐"고요. 산불 재난 지역에 하루 다녀온다고 해서 오 시장이 싱크홀 대책을 등한시 하겠냐는 겁니다.
서울시장의 안동행, 대권 행보?
오 시장의 안동행, 결국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대권행보 아니겠냐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오 시장, 그제(27일) 서울대에서 '한국 정치의 미래를 묻다'를 주제로 토크 콘서트에 나섰죠. "속 시원한 정치인과 일 잘하는 정치인은 다르다. 국민들이 그것을 구분한다고 저는 믿기 때문에 범생이처럼 정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답답하다. 존재감 없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 반박한 겁니다.
일부 의원들은 '오 시장이 조금 급해 보인다'는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한 중진 의원은 채널A에 "토지거래허가제 이슈도 그렇고 탄핵 소추 때도 그렇고 중요한 정책이나 현안에 대한 의견을 번복하다보니 과거 무상급식 사태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반면 "오 시장이 당내에서 중도층을 공략할 확장성 있는 대선 주자인 만큼 전국적인 행보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반응도 나옵니다.
조기대선이 열릴지 안열릴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순 없지만 여권 유력 잠룡의 행보는 하나하나가 다 메시지겠죠. 당 관계자는 "강남3구, TK 텃밭 표심 얻겠다고 움직여도 결국 중요한 건 대권 레이스가 시작된 그 순간부터"라며 "평소 해왔던 것처럼 서울시정 주요 현안들을 꼼꼼하고 차분하게, 해결하는 모습부터 우선적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