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 보험 부문 대표 브라이언 톰슨 최고경영자(CEO)가 현지시각 4일 총격을 받고 사망한 가운데 현장에서 수거된 탄피에서 범행 동기를 시사하는 듯한 단어들이 새겨진 것으로 확인됐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습니다.
AP 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현지시각 어제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수거한 9㎜ 구경 탄환 탄피에서 '부인'(deny), '방어'(defend), '증언'(depose)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것을 발견했습니다.
톰슨 CEO는 현지시각 4일 맨해튼 미드타운의 힐튼호텔 입구 인도에서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는데, 이날 오전 톰슨 CEO는 연례 투자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습니다.
AP 통신은 탄피에 새겨진 해당 문구들이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을 언급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톰슨이 CEO로 있던 유나이티드헬스케어는 그동안 보험금 청구 거부와 관련해 환자와 국회에서 거센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톰슨 CEO의 아내 폴렛 톰슨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을 위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보험금과 연관된 위협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경찰은 아직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파악하진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CCTV에 담긴 용의자의 범행 전후 모습을 근거로 이번 사건이 톰슨 CEO를 범행 대상으로 삼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살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호텔 인근에서 대기하던 용의자가 톰슨 CEO가 나타나자 그의 뒤에서 소음기가 달린 권총으로 총격을 가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제시카 티쉬 뉴욕경찰청장은 “영상에 비춰볼 때 용의자는 총기 기능장애를 빠르게 해결하는 등 총기 사용에 매우 능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용의자는 범행 직후 준비한 전기자전거를 타고 도주했고, 센트럴파크로 진입하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모습입니다.
경찰은 현상금 1만 달러와 함께 용의자를 공개 수배하고 헬기와 드론, 수색견 등을 동원해 이틀째 추적전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 행방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