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이 현지시각 20일 워싱턴 DC 미 의회 의사당 로툰다홀에서 트럼프 일가와 전직 대통령 등 정치인, 주요 테크기업 경영자 등 내빈 약 8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에 검은색 코트에 평소 즐겨 착용하던 빨간 넥타이가 아닌, 자주색 넥타이를 착용했습니다.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검은색 코트에 흰색 테두리 장식이 된 챙이 넓은 원형 모자를 착용했는데 눈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게 쓴 모습이었습니다. 영국 BBC 등은 “얼굴을 가릴 정도의 챙이 넓은 모자가 무게감 있는 의상과 대비를 이루며 눈길을 끌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취임식의 하이라이트인 취임사는 약 30분 간 진행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펜실베이니아 유세 도중 있었던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를 언급하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신의 구원을 받았다"고 말하자 기립 박수가 처음으로 터져 나왔습니다.
특히 "우리 시민들을 부유하게 하기 위해 외국에 관세와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자 한 청중은 '브라보'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우주인을 화성에 보내 성조기를 꽂게 될 것"이라고 말하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활짝 웃으며 양 팔을 들어 ‘엄지척’ 포즈를 취했습니다. 머스크 CEO는 우주기업 스페이스 X를 운영하며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것을 목표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다만 이 자리에 참석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전 미국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 정부의 실책을 지적할 때마다 굳은 표정으로 박수를 치지 않고 지켜봤습니다. 기립박수가 나올 때도 두 사람은 일어서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턱을 짚고 생각에 빠진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뉴욕=조아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