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에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한 이쿠이나 아키코(生稲晃子) 외무성 정무관의 과거 야스쿠니(靖国) 신사 참배를 보도한 일본 교도통신이 “오보를 냈다”며 편집국장 명의로 공식 사과했습니다. 일본 대표 통신사가 보도를 한 지 2년 3개월 만에 정정 보도를 하며 사과를 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교도통신은 25일 오후 ‘깊은 사과’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2022년 8월 15일 당시 자민당의 이쿠이나 아키코 참의원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고 보도했지만 사실은 참배하지 않아 오보가 됐다”고 정정했습니다.
이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이쿠이나 씨가 신사 안에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다는 (취재) 보고가 있었지만 복수의 자민당 동료 의원에게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니었고 본인에게 직접 확인 취재를 하지 않은 채 기사화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번 사도광산 추도식과 관련해 이 문제가 한일 간 직·간접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것을 의식해 “잘못된 기사가 국내외에 전달 됐고 한일 외교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교도통신은 다카하시 나오토(高橋直人) 편집국장의 사과문도 공개했습니다. 다카하시 편집국장은 “이쿠이나 의원을 비롯해 니가타현과 사도시, 추도식 실행위원회 등 현지 관계자 등에 폐를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 취재의 본연의 자세를 포함해 재발 방지책을 철저히 하겠다”고 사과했습니다.
2년 3개월 전인 2022년 8월 15일 당시 교도통신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국회의원들의 참배 소식을 전하며 이쿠이나 정무관의 이름을 언급하며 “야스쿠니를 참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교도통신의 뒤늦은 정정보도와 사과로 이를 참고해 비슷한 보도를 했던 도쿄신문 등도 오보를 낸 것이 된 겁니다.
앞서 우리 정부는 22일 일본 정부 대표로 차관급의 이쿠이나 정무관의 참석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발표 직후 이쿠이나 정무관이 참의원 시절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는 교도통신 등의 일본 언론 기사가 알려지면서 참석 자격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하루 뒤인 23일 오후 “추도식 관련 제반 사정을 고려했다”며 전격 불참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일본 정부는 "이쿠이나 정무관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고, 우리 정부는 추도식 당일인 24일 "2022년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오보를 낸 교도통신에게 책임이 있다”면서도 “우리 외교부도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교도통신의 정정보도에 우리 정부는 "추도식 불참 결정은 제반 사정을 고려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이쿠이나 정무관의 야스쿠니 참배 논란 뿐 아니라 추도사에 '강제 노동'이나 '사죄' 등을 언급하지 않은 부분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는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