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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온라인 쇼핑사이트 믿고 샀는데…중국발 가짜 영양제 [사건현장360+]

2025-03-26 16:05 사회


 비슷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미세하게 다른 진품과 가품 영양제.

해외 유명브랜드 영양제, 다들 한 번쯤 구매해보신 적 있으시죠. 국산 영양제엔 없는 성분에 끌려서, 혹은 비슷한 성분이라도 해외 브랜드를 신뢰해 구매하는 경우 있으셨을 것입니다.

특히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 원하는 영양제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해외 직구'를 택해 주문하는 경우 늘고 있는데요. 평소 자주 쓰는 유명 사이트라면 의심 없이 주문 버튼을 누르고 택배가 언제 오나 기다렸겠죠.

그런데, 이 영양제가 배송되고 나서 의심 없이 한참 먹고 나서야 진품이 아닌 가품이란 사실에 피해 입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가품 영양제의 경우 '압축 캔디' 이름으로 수입돼 세관의 눈을 속이고 있다.

대부분 소비자들은 해외 영양제가 어떻게 배송되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을 텐데요. 이제부터는 영양제 품목이 어떻게 배송되는지 그 과정을 꼭 확인하셔야겠습니다. '압축 캔디(Pressed candy)'나 '다이어트 보조제(Dietary supplement)'로 오고 있진 않은지요. 만약 맞다면, '가짜 영양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짜 영양제' 직접 비교하지 않으면 구분 힘들어

채널A가 만난 가짜 영양제 구매자 모두 "눈으로 봐서는 가짜인지 구분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여러 유명 해외 브랜드의 비타민, 여성 유산균, 오메가3 등 다양한 영양제의 가품과 정품을 직접 비교해봤습니다.

 가품과 진품 영양제 용기 크기도 차이가 났다.

① 영양제 포장 글자 크기
영양제 통의 빛 반사 차이 정도는 있었지만, 눈에 띄게 구분할 순 없었습니다. 브랜드 이름과 상품명이 적힌 겉면의 글자 크기는 조금 달랐습니다. 정품의 글자가 조금 더 컸습니다. 하지만 기존 통과 비교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눈치채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가품과 진품 알약 색깔과 크기가 다르다.

② 알약 색깔 미세한 차이
특히 투명한 캡슐 안에 들어있는 비타민 제품의 경우 가짜 영양제가 더 연한 편이었습니다. 정품은 진한 개나리색이었다면 가품은 상아빛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비교하지 않고서야 구분하기 힘듭니다. 실제 가짜 영양제를 먹고 간수치가 치솟는 아찔한 경험을 했던 구매자는 "비타민은 산소와 닿으면 색이 변하니 의심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가품 영양제는 제습제마저 가짜를 사용하고 있다.

③ 제습제(실리카겔)도 가품
가장 확실히 가품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 숨겨져 있습니다. 모든 영양제 안에는 습기를 제거하는 실리카겔이 들어있는데요. 정품 제습제엔 냄새를 없애준다는 의미로 'ODOR(냄새)'라는 글씨가 써 있습니다. 하지만 가품 제습제엔 'ODR'이라는 오타가 있습니다. 이 역시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넘어갈 수 있지만 명백한 오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판매 업체 추적해 보니… 모두 '공유 사무실'

 취재진이 찾은 가짜 영양제 관련 업체는 모두 공유 오피스로, 중국인이 사업자 등록을 해둔 곳이다.

가짜 영양제, 과연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가짜 영양제를 판매한 업체들이 사업자 등록을 해 둔 서울, 인천, 파주, 남양주를 찾아가봤습니다. 모두 '공유 오피스'였습니다. 그리고 판매업체 관계자는 전부 '중국 현지'에 있었습니다. 한국에 사업자 등록만 해둔 중국인이었던 거죠.

중국 현지에서 한국에 사업자를 내고 싶은 사람이 국내 행정사, 세무사 등에게 대행을 맡깁니다. 실제로 상주하지 않더라도 사업자 주소를 등록할 수 있는 '공유 오피스'의 허점을 이용하는 거죠. 공유 오피스는 돈을 받고 이곳 주소를 사용할 수 있게 합니다. 하지만 업체가 어떤 물건을 파는지, 그게 정품인지는 전혀 모르는 상태인 거죠.

 대부분 중국에서 오는 가짜 영양제는 영양제가 아닌 압축 캔디 등으로 속여 중국 내 정밀 검사도 받지 않는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영양제를 구매하면, 이 업체는 중국에서 정체불명의 영양제를 국내 구매자에게로 직접 보냅니다. 이때 세관을 속이기 위해 영양제가 아닌 척합니다. 압축캔디나 다이어트 보조제로 둔갑한 가짜 영양제가 유통되는 거죠.

성분 분석 결과 '함량 미달'…"간·신장 무리 가능성"

 성분 분석을 했더니 가품 영양제는 대부분 함량 미달였다.

전문가 도움으로 영양제 성분 분석 관련 기관에 가짜 영양제 성분을 의뢰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3개 업체의 4개 제품(아르기닌, 오메가3, 유산균)은 전부 표시돼 있던 함량에 미달하거나 아예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성분 분석의 한계가 있어, 어떤 불순물이 들어있는지 까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야말로 '미지의 성분'이 들어있을 가능성도 있는 겁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몸에 어떤 문제가 있을지 모른다"며 "간과 신장에 무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정확한 피해 집계 안 돼…안전한 곳에서 영양제 구매 권고

 정부가 가짜 영양제 유통 경로, 업체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직접 영양제 사이트에서 구매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

가짜 영양제 구매자들은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믿고 산 만큼 영양제가 가품이란 걸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다행히 온라인 쇼핑 사이트 측이 책임지고 환불해줬다고 합니다. 하지만 구매자들은 "영양제가 명백한 가짜란 사실을 고지하지는 않았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각종 먹거리 등을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내로 수입되는 제품의 통관, 감독하는 관세청 모두 가짜 영양제로 인한 정확한 피해를 파악하고 있지 못합니다.

해외 직구 제품에 대해 위해성분 검사 등을 하고는 있지만, 육안으로 분석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결국 현재로서는 영양제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조심할 수밖에 없는 거죠.

전문가들은 영양제를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곳에서 구매하길 권고합니다. 조금 더 비싸더라도 해외 직거래를 통해 영양제를 구매하거나, 평소 먹던 것과 다른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는 습관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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