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사우디 서북부 타북주(州)에 조성 중인 네옴시티 주거공간 '더 라인(THE LINE)' 구역 내 현대건설 지하터널 건설 현장을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했습니다.
현대건설은 더 라인 구역 하부의 고속·화물철도 운행용 지하터널 12.5km 구간을 시공 중입니다. 일반적인 사막과 달리 산악 지형에 위치해 고난도 기술력이 요구되는 구간으로 꼽힙니다.
정 회장은 현지시각 23일 현장을 찾아, 현대건설 임직원들에게 "여러분이 자랑스럽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이어 "현대건설이 신용으로 만든 역사를 현대차그룹도 함께 발전시키고, 책임감을 갖고 적극 지원하겠다"며 "무엇보다도 품질과 안전이 최우선시돼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정 회장은 현장직원과 협력사 직원의 국내 가족들에게 감사편지를 동봉한 격려 선물도 보냈습니다.
정 회장의 사우디 현장 방문은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는 중동 주요국 사우디의 변화를 직접 둘러보기 위한 차원이라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습니다. 전날에는 현대차와 사우디 국부펀드(PIF)간 'CKD(반조립제품) 공장 합작 투자 계약' 체결식에 참석했습니다.
사우디는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입니다. 올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는 21%의 점유율로 판매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중동에서는 처음으로 사우디에 생산 공장을 지어, 내연기관차부터 전기차까지 연간 5만대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중동은 정주영 현대차그룹 선대회장이 '중동 신화'를 창조한 상징적 지역입니다. 정주영 선대회장은 1976년 '20세기 최대의 역사(役事)'라고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는 등 중동 붐을 이끌며 국가 경제에 기여했습니다.
중동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화석연료 이후 시대를 대비한 신산업을 육성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도 친환경 수소 에너지, 첨단 플랜트 수주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아람코가 진행하는 약 6조5000억원 규모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설비 사업 '아미랄(Amiral)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이는 한국기업의 사우디 수주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이집트 터널청(NAT)이 발주한 7557억원 규모의 카이로 2, 3호선 전동차 공급 및 현지화 사업을 확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