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뉴시스

검찰이 '사법농단' 혐의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징역 7년의 중형을 구형했습니다. 재판이 시작된 지 약 4년 7개월 만입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늘(15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습니다.

검찰은 "사법제도의 신뢰를 무너뜨린 사건"이라며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습니다.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에게는 각각 징역 5년과 4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법관 외압에 대한 범죄 성립 여부를 부정하는 건 누구도 수긍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법원이 법원의 잘못이 처리하는 과정에 망설이고 있다고 비칠 경우 사법부 신뢰 회복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재판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사법농단' 혐의로 지난 2019년 2월 구속기소 됐습니다. 또 사법행정을 비판한 법관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혐의도 받았습니다.

박 전 대법관은 재판개입과 헌법재판소 내부 기밀 불법 수집 등 33개 혐의로, 고 전 대법관은 사법부 블랙리스트와 판사 비위 은폐 등 18개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은 "흡사 조물주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공소장을 만들어 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역대 대법원장 중 처음으로 법정에 섰다는 오명을 쓴 양 전 대법원장의 선고 결과는 이르면 올해 연말께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