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2일) 영장실질심사 나서는 경복궁 1·2차 용의자. 사진=뉴시스

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로 훼손한 임모 군의 구속영장이 어제(22일) 기각됐습니다. 이를 모방해 2차 낙서한 설모 씨는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임 군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한 뒤 "소년에 대한 구속영장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발부할 수 없는데, 구속하여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이 부장판사는 "죄질이 좋지 않고 이로 인한 법익 침해가 중대한 사정은 존재하나 다른 한편으로 피의자는 만 17세의 소년으로 주거가 일정한 점,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관련 증거들도 상당수 확보되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임 군은 지난 16일 새벽 1시 52분쯤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서울경찰청 외벽에 스프레이로 '영화 공짜'라는 문구와 불법 영상 공유사이트 주소를 남긴 혐의를 받습니다.

어제 오후 2시 33분쯤 법원에 출석해 5시쯤 나온 임 군은 "범행을 수락한 이유가 뭐냐", "문화재인데 낙서 전 거부감 들지 않았냐" 등의 취재진 질문엔 답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이 부장판사는 이를 모방해 두 번째 낙서를 한 설 씨에 대해서는 증거인멸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설 씨는 경복궁 담장이 첫 낙서로 훼손된 다음 날인 지난 17일 밤 10시 20분쯤 경복궁 영추문 왼쪽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쓴 혐의를 받습니다.

오전 10시 45분쯤 영상심사를 받고 나온 설 씨는 범행 동기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만 답했습니다.

설 씨는 지난 20일 자신의 블로그에 "죄송합니다. 아니, 안 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뿐"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