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관 측에 직접 물어봤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평소에도 틈만 나면 운동장을 돌고 턱걸이를 해서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요. 김 장관, 보좌진이나 지지자들에게 틈틈이 턱걸이 영상을 공유해왔다는데요. 특별히 지금 단계에서 고령 리스크를 불식하기 위해 올린 건 아니란 겁니다. "평소 턱걸이를 10개씩 하기 때문에 6개는 오히려 적은 숫자"라고 답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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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이 와도 되는 행사 직접 와"
김 장관 턱걸이 영상에 이렇게 많은 관심이 쏠리는 건 김 장관이 여권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겠죠. 지난달 초 처음 대선 후보군에 포함됐을 때만 해도 "내가 대선 후보로 오르내리는 것이 안타깝다"며 대선 출마에 거리를 뒀죠. 윤 대통령 복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요. 하지만 최근 행보를 보면 입장이 묘하게 달라졌습니다.
김 장관은 2월 중에만 다섯 차례 국회를 찾았는데요. 특히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퇴장당한 뒤 한 번도 출석하지 않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지난 20일)에도 넉 달 만에 얼굴을 비췄습니다. 지난 21일 "조기 대선을 의식한 정치 행보 아니냐"는 질문에 "해석은 자유"라고 여지를 남겼죠.
최근 여권 일각에서는 김 장관이 기자들을 만나 정치적 메시지를 내기 위해 국회를 찾는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국회를 방문한 다섯 번 중 네 번은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가졌는데요. 네 번의 질의응답 시간을 합쳐보니 80분에 달할 정도였습니다. 한 여당 지도부 의원은 "김 장관이 여의도 기자들을 만나기 위해, 차관이 와도 되는 당정협의회에 직접 오겠다고 하거나 고용노동부가 주무 부처가 아닌 당정협의회에도 참석했다"며 "대통령의 꿈을 키우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吳 토론회' 말고 '金 토론회' 간 의원 20여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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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김 장관 당내 지지세는 어떨까요?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지난 19일 나경원·우재준 의원이 개최하고 김 장관이 기조연설자로 나선 토론회인데요. 이 자리에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 60명 가까이(58명) 몰리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또 다른 대선주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연 개헌 토론회 참석자(48명)보다 많은 숫자인데요. 여권 대선주자 선두인 김 장관이 참석했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지배적이었습니다. 한 의원, 이렇게 귀띔하더라고요. "오 시장 세미나는 안 가고 김 장관이 참석한 토론회에만 간 20여 명의 의원들을 예의주시하라"고요. 강승규, 김미애 의원 등 26명은 적어도 김 장관에게 등 돌리지 않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확장성 부족" 지적에 "밑바닥부터 시작"
김 장관이 가진 가장 큰 한계로 지목되는 건 앞서 언급한 '고령 리스크'가 아닙니다. 바로 '중도 확장성 부족'인데요. "비상계엄에 대해 사죄하라"는 야당 의원의 질타에 국무위원 중 유일하게 고개 숙이지 않거나, 대통령 탄핵에 강하게 반대하는 등 강성 보수 지지층에게만 소구되는 행보가 대선 국면에선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여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도보수를 자처하며 연일 '우클릭'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강성 우파 중심의 지지를 받는 김 장관이 이 대표의 중도층 '빈집털이'를 과연 막아낼 수 있냐는 거죠.
김 장관은 이 대표 행보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중도보수가 무엇인지 학문적으로 정리가 안 됐는데 이런 장난하는 말을 많이 한다"고요. 그러면서 "당의 행보가 중도층과 거리가 멀다면 당 지지도가 이렇게 나올 수 없다"고 강조했죠. 지난 19일엔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세간의 평가도 적극 방어했는데요. 자신의 이력을 들어 "대한민국 가장 바닥에서부터 시작했다. 우리 사회의 약자에 대해서 잊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요.
하지만 김 장관 지지율이 최근 주춤한 건 사실입니다. 한국갤럽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지난달 10일 8% 지지율로 첫 등장한 뒤 지난 14일 12%까지 상승했다가 일주일 뒤 9%로 떨어졌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채널A 유튜브 '국회의사담 앵커스'에 나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패리스 힐튼이 유명한 걸로 유명한 사람이 된 것처럼, 김문수 지사도 처음에는 강경 보수가 밀어올렸을지라도 지금은 그냥 1등하니까 1등하는 느낌이 됐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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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선언해야" vs "경쟁력 있다"
당내에선 김 장관이 경선 직전에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한 원내지도부 의원은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마라톤의 종점이라면, 김 장관은 42.195km 중 42km까지만 달리고 중도하차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야 당이 극우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반면 "김 장관은 여권 주자들이 탄핵에 대한 입장이 오락가락할 때 홀로 보수 가치를 선명하게 지킨 인물"이라며 "경쟁력 있다"고 주장하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김 장관 측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김 장관이 지금 제일 주안점을 두는 건 임금 체불 근절과 노동 약자 보호 같은 고용노동부 내 과제를 추진하는 것"이라고요. "김 장관이 출마 선언을 한 것도 아닌데 다들 색안경을 끼고 본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김 장관에게도 수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김 장관이 '고령 리스크'에 이어 '확장성 한계'도 넘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