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 사실상 은퇴 시사
-"후배들에 물려주는 공연하고 끝내"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가 가수 인생 66년을 마무리하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미자는 5일 서울 마포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은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런데 이젠 마지막이라는 말씀을 확실히 드릴 수 있는 때"라고 말했습니다.
다음 달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을 이음'이 이미자의 마지막 공연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자는 "노래를 할 수 없을 때, 조용히 그만두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해서 은퇴란 말은 하지 않았다"고 부연했습니다. 향후 공연은 물론이고 음반 발매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조언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방송국에 나갈 기회가 생길지는 모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미자는 "전통가요의 뿌리를 잊지 않고 이어갈 수 있는, 사라지지 않게 할 수 있는 연구를 많이 해왔지만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며 "이번에 공연으로 전통가요의 맥을 대물림 해줄 수 있는 자리가 마련이 됐기에 이것이 이뤄졌구나 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후배들과 우리의 맥을 이을 수 있는, 물려줄 수 있는 공연을 하고 내가 끝나는구나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이미자는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열아홉 순정',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여로', '내 삶의 이유 있음은', '여자의 일생' 등의 히트곡을 포함해 2천500곡이 넘는 노래를 냈습니다.
한국 사회의 아픔과 슬픔을 담은 전통가요를 노래하면서 '엘레지(elegy, 悲歌)의 여왕'이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이미자는 "오늘 노래한 지 66년째 되는 해입니다만,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돌아봤습니다. "든든한 후배들을 모시고 제가 고집하는 전통가요의 맥을 잇는 후배들과 함께 공연한다고 발표하게 돼 매우 행복하고 기쁘다"고 했습니다.
이번 공연에는 후배 가수 주현미와 조항조가 참여합니다.
주현미는 "여왕님의 선택을 받았는데, 임무를 주신 거라 생각한다, 선배님의 지목을 받은 게 얼마나 큰 영광인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조항조는 "이미자 선생님은 교본이라고 할 수 있는 분이고 항상 가르침을 주셨다"며 "선생님께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이미자의 공연 '맥을 이음'은 다음 달 26일과 27일 양일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