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각) 채널A와 화상 인터뷰를 하는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미국대사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언 당시 한국 정부에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던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미국대사(사진)가 3일(현지시각) 계엄 1년을 맞아 화상으로 진행된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미국 정부에서 일종의 배신감까지 표출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계엄은 한국 역사에서 매우 슬픈 순간인 동시에 한국의 민주주의 힘과 회복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인상 깊은 순간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골드버그 전 대사는 한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을 받아낸 점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핵연료를 미국에서 제공받기 위한 별도 협정 등 논의가 남아있는 만큼 "상황이 변할 수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또 내년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등을 계기로 개최 가능성이 제기되는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이유가 없을 것이고 만나더라도 사진 찍기용 회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버그 전 대사는 2022년 7월 주한미국대사로 부임한 뒤 올해 1월 이임했습니다. 현재는 미국 명문 사립대인 뉴욕대(NYU) 산하 전문대학원에서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韓 계엄, 평생 기억할 것…美정부 내부 한국에 배신감도"
골드버그 전 대사는 1년 전 비상 계엄 선포 상황을 '평생 기억할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조 바이든 당시 미 대통령과 백악관의 반응에 대해 "자세히 밝힐 수 없지만 큰 실망과 믿기지 않는 충격, 무엇보다 일종의 배신감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 사안이 한국의 외교 정책 혹은 대외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면 착각'이라고 답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당시에는 지금처럼 차분하게 말하지 못했다"며 한국 정부에 강경하게 대응했음을 내비쳤습니다.
3일(현지시각) 채널A와 화상 인터뷰를 하는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미국대사●"한국 핵잠수함은 '영원한 협상' 될 것"
골드버그 전 대사는 현재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동맹에 대해 "단순히 한반도 안보에 기반한 전통적 형태에서 벗어나 더 광범위한 관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방적 요구, 오히려 강압적인 느낌도 강하다"며 우려도 나타냈습니다.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보유 승인과 관련해선 "핵연료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협정 논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결과도 있었지만 세부 사항이 정리되지 않아 '영원한 협상(Forever negotiation)'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 환경의 특징 중 하나가 상황이 늘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트럼프, 김정은 만나도 '기념촬영용 회담' 될 것"
내년 가능성이 제기되는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외교적으로 많은 부분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관계 개선 필요성은 없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회담이 열리더라도 실질적 논의 대신 '기념촬영용 회담(Photo op meeting)'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비핵화 방침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최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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