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미·중 AI 기술 패권 경쟁 속 대한민국 성장전략' 정책세미나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출처 : 뉴스1)그제(28일) 오전 8시, 130석 규모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은 이른 시간임에도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물론, 기자, 보좌진들이 모인 가운데, 자리를 못 잡은 사람들은 벽에 기대 서서 연단을 주시했습니다. 매주 같은 장소·시간에 열리는 민주당 최대 의원 공부 모임 '경제는 민주당' 강의에 통상 50여 명 안팎이 모이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 흥행이었는데요.
국회 회의장을 가득 채우게 한 주인공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었습니다. '미·중 AI 기술 패권 경쟁 속 대한민국 성장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한 건데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 여야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과 언론의 관심까지, 껄끄러울 수도 있는 자리에서 최 회장은 대본도 없이 80분 넘게 강연을 이어갔습니다.
최태원 회장의 강의로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이 인파로 가득찼다.(출처 : 뉴스1)최 회장의 강연은 'AI'라는 단어 하나만 띄워진 PPT로 시작됐습니다. AI 시대의 4대 병목현상(Bottleneck)으로 자본, 에너지, GPU, 메모리를 꼽았는데요.
AI 발전을 위해 전력 '지산지소(地産地消·지역에서 생산해 해당 지역에서 소비)'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송전망 하나 세우기도 힘든 현실에서 전기가 있는 곳으로 산업이 가야 하고,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국가 전체의 대규모 투자 필요성을 강조한 겁니다.
이 자리에 모인 의원들을 향해서도 "현장에 같이 가셔야 한다"며 "국회의원으로서만 보려 하지 마시고, '플레이어'로 뛰어달라"고 촉구했는데요. 한중의원연맹 회장 김태년 의원도 "지금은 기업 따로, 국회 따로 놀 때가 아니다. 진짜 '원팀'이 되어야 하는 국가 대항전"이라며 호응했습니다. 'AI 3대 강국 도약'이 이재명 정부 핵심 국정 목표인 만큼, 'AI 선봉장' 최 회장과 여당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졌던 강의였던 거죠.
강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최 회장이 국회에서 공개 강연을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재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취재진에 "어떻게 주선된 자리냐"고 묻기도 했는데요. 최 회장 섭외에 5선 김태년 민주당 의원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입니다.
'중국통' 김태년, 최태원과 인연…국회의장 선거 출사표
두 사람의 인연, 꽤 끈끈해 보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특사' 자격으로 최 회장을 만났던 김 의원, 이후에도 꾸준히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김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손꼽히는 '중국통'입니다. 일찌감치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해오던 최 회장과 말이 잘 통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 고(故) 이해찬 전 대표가 자신의 외교 자산을 물려줄 때, '일본은 윤호중, 중국은 김태년'으로 역할을 분담해 줬다는 일화도 유명합니다. 시진핑 주석, 리창 총리, 자오러지 상무위원장 등 중국 최고위급 인사들과 교류해본 경험이 있는 김 의원의 이력은 그의 강력한 정치적 무기가 되고 있단 평가입니다.
김 의원은 채널A에 "대한민국의 경제 체력을 키워나가고자 하는 입법부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특히 기업과 국가적 과제를 듣고 논의하는 자리에 여야가 함께 모였다는 건 아주 의미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최 회장이 화두를 던진 같은 과제들에 대해서도 "연구해야 되는 또 논의해야 되는 과제들이 도출이 됐기 때문에 국회에서 논의를 충분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통'이자 '경제통' 김 의원. 다음달에 있을 국회의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고, 어떻게 국회가 성과를 더 잘 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는데요. 과연 '입법부 수장'을 뽑는 선거에선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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