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이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벤츠 전기차 화재 원인에 대해 4개월의 수사 끝에 '원인규명 불가' 결론을 냈습니다.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배터리 관리시스템(BMS)이 화재로 인해 영구적 손상이 일어나 데이터를 추출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총 3회에 걸쳐 합동감식을 실시한 뒤 배터리 관리장치(BMS)와 배터리 팩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의뢰 했습니다.
국과수는 감정결과 배터리 팩 내부의 전기적 발열이나, 외부 충격에 의해 불이 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냈습니다.
그러나 해당 차량 BMS가 화재로 손상이 일어나 데이터를 추출할 수 없었고, 전문가 자문을 통해서도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경찰은 해당 차량에 대한 보험이력, 정비이력, 운행이력, 리콜이력도 모두 수사했으나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벤츠 코리아와 독일 벤츠 본사 관계자들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나,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화재가 차량 결함으로 인한 것으로 밝혀지면 제조사 벤츠가 피해 보상 책임을 질 상황이었습니다.
경찰의 발표에 대해 한 입주민은 "현재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벤츠 측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런 결론이 나와 황망하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일부세대는 피해 복구가 되지않아, 온수와 난방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또 3~5세대는 아직 자택으로 복귀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주차장 화재로 피해를 입은 차량은 각 차주의 자차보험으로 우선 처리됩니다.
이후 보험사들은 화재 원인 제공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 차주에게 구상권이 청구될 수 있으나, 차주가 관리의무를 다했다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판례가 있습니다.
경찰은 이날 발표 자리에서 대략적인 금전적 피해 금액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화재 발생 이후 조치가 미흡해 더 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불이 난 직후 아파트 관리소 야간근무자가 스프링클러 정지버튼을 눌렀고, 작동이 되지 않게 했습니다.
평소 소방시설의 오작동으로 인해 수손 피해나 소음 피해에 따른 민원 또는 항의 우려 탓이었습니다.
경찰은 아파트 관리소장, 소방안전관리 책임자 등 4명은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이달 중 검찰에 송치될 전망입니다.
앞서 지난 8월 1일 인천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벤츠' 전기차(EQE350)에서 화재가 발생해 차량 87대가 타고, 783대가 불에 그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