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재개되면서 하루 만에 1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현지시각 어제(4일)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를 비롯해 전국에서 수십만 명이 셰이크 하시나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제 하루에만 최소 95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부상을 입은 걸로 전해졌습니다.
AP 통신은 시위대가 북동부지역의 한 경찰서를 습격했다며 경찰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경찰 1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시위대가 과격 시위를 이어가자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탄 등으로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위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독립유공자 자녀에게 공무원 일자리 30%를 할당하는 정책을 추진하며 촉발됐습니다. 구직난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이 해당 정책이 차별적이라며 정부에 반기를 들고 시위를 시작한 겁니다.
지난달 21일 대법원이 공직 할당 규모를 5%로 크게 완화하며 시위는 진정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시위대가 요구한 체포자 석방과 총리 사과 등이 수용되지 않자 시위가 재개된 겁니다.
어제 하루에만 최소 95명이 숨진 걸로 파악되면서, 3주째 이어진 반정부 시위에서 사망한 인원은 총 300명을 넘어선 걸로 전해졌습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곳곳의 병원에 중상 환자가 많아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전국에 통행 금지령을 내리고 인터넷을 차단하는 등 대처에 나섰습니다. 하시나 총리도 "지금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는 사람은 학생이 아니라 테러리스트"라며 강경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강경 대응에도 시위대가 현지시각 오늘 수도 다카에서 대규모 행진을 예고하고 있어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