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시에서 발생한 군 폭탄 오발사고로 파손된 트럭 모습 (사진 / 뉴시스)

지난 6일 경기 포천시 노곡리 일대에서 발생한 공군 전투기의 민간 오폭 사고는 두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 등에 따른 인재로 판명 났습니다.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적어도 3번 이상 있었지만, 이를 모두 놓친 결과임을 공군도 자인했습니다.

공군은 오늘(1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공군에 따르면 첫 번째 확인 기회를 놓친 건 사고 전날 좌표 입력 때 발생했습니다. 지난 5일 해당 KF-16 전투기 편조 조종사 2명은 비행 준비 중 다음날 실무장 사격할 좌표를 입력했습니다.

1번기 조종사가 표적을 포함한 경로 좌표를 불러주고 2번기 조종사가 비행임무계획장비(‘JMPS’, Joint Mission Planning System) 입력했는데, 이 과정에서 표적의 위도 좌표 7자리 중에 한 자리 수가 잘못 입력됐습니다. 이들은 좌표 입력이 올바르게 됐는지 확인을 해야 했지만, 하지 않았습니다.

사고 당일, 이륙 전 최종 점검 단계에서 1, 2번기는 경로 및 표적 좌표를 재확인했으나 이때도 1번기 조종사는 입력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이후 사격 직전 1번기 조종사는 비행경로와 표적지역 지형이 사전 훈련 때와 다르다고 느꼈지만, 항공기에 시현된 비행 정보를 믿고 임무를 강행했습니다. 더구나 표적을 육안으로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지만 “표적 확인”이라고 통보하고 폭탄을 투하했습니다.

뒤이어 2번기에는 정확한 좌표가 시현되었지만, 조종사는 1번기와 동시 투하를 위해 밀집대형 유지에만 집중하느라 표적 좌표를 벗어났는데도 폭탄을 투하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번기 조종사는 적어도 세 차례 이상 표적을 재확인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KF-16 오폭 사고와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

해당 부대 지휘관인 전대장(대령)과 대대장(중령)도 안전 관리에 소홀했던 책임을 물게 됐습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공군이 국민의 안전에 위해를 가했다”며 “초유의 오폭사고로 국민들의 평온한 일상을 무너뜨리고, 다치게 하고, 재산피해를 입힌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