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손 잠깐 멈춰주세요. SNS 광고에 꼬여 돈 벌기는커녕 사기 당한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피해 사례#1> "영상 보면 돈 줄게"…입금돼 믿었는데 사기
"서울에 사는 30대 프리랜서입니다. 요새 불경기잖아요. '뭐라도 좀 해볼까' 이런 생각으로 연락했어요. 그런데 이틀 만에 3500만 원을 잃었습니다.
영상에 나온 것처럼 '볼펜 부업'을 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할 수 없다면서, 대신 영상을 보고 '조회수 올리는 미션'을 권유했어요. 하루 적게는 1천 원, 많게는 2만 원까지 번다고 하니, 시작해봤죠. 영상 링크 클릭해서 5~10초 보고 캡처해서 담당자한테 보내주면 그날 바로 포인트가 쌓였고 그 포인트가 돈으로 바뀌어 제 계좌로 들어오니 믿을 수밖에 없었어요.
이후 '고수익 미션' 방으로 들여보내 주더라고요. 처음에는 5만 원, 10만 원 정도 작은 금액으로 미션에 참가할 수 있었는데 점점 금액이 커지더니 150만 원 정도 큰 금액도 부르더라고요. 제한 시간 안에 입금이 안 되면 참가도 못하게 한다니, 급하게 돈을 구해 넣었고 결국 잃고 말았죠.
진짜 쉽게, 공짜로 돈을 벌려고 한 게 아니라 먹고 살아야 하니까 좀 벌어보려고 뭐라도 한 거거든요. 저는 주위에서 말려서 그나마 피해 금액이 적은 거고요. 억 대로 피해를 입은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피해 사례#2> 절박한데 '2차 사기 업체' 연락까지
"저는 통영 사는 20대, 입시생입니다. 대학 등록금으로 모으던 120만 원을 날려버렸습니다. 다른 분들이랑 사기 당한 방식은 비슷해요. 전 하루 만에 돈을 잃었습니다.
더 화나는 건 뭔지 아세요. 어쨌든, 돈을 찾고 싶잖아요. 그래서 온라인에 '부업 사기' 이런 걸 쳐봤어요. 그랬더니 '사기 강력 대응팀' 이런 게 있어서 연락 해봤어요.
마치 사기 대응을 도와줄 거 같던 이 업체는 '돈을 환급받을 수 있고, 대신 수수료 30%를 받는다'고 하더니 텔레그램으로 연락하자 하더라고요. 진행하겠다고 하자, 부업 사기에 이용된 계좌와 연관된 은행에 연락해서 '보이스피싱'을 당했으니 계좌를 동결해달라고 요청하래요. 이상해서 그만하겠다고 했어요.
사기 피해 줄여보려 한 건데 그 절박함을 이용해 또 사기를 치려고 하는 것 같아서 참담했습니다."

<피해 사례 #3> "경찰 수사 지지부진해 믿을 곳 없어"
"저는 9500만 원을 피해본 30대 회사원입니다. 제 바람은 돈을 되찾는 것보다 경찰 수사를 제대로 해줬으면 하는 것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피해자도 계속 늘어나고 이게 분명 단순 사기가 아니라 조직 단위 사기임에도 정식 수사로 접수되기도 힘들고 구제 제도도 찾기 어렵습니다. 보이스피싱 범죄랑 다를 바는 없는데 '일반 사기'로 접수가 되거든요.
경찰이 제가 수익금을 더 벌 수 있다고 믿고 보낸 계좌 주인도 알고보니 '대포 통장' 피해자라고 합니다. 신고한 지 3주 정도 됐는데 지금 진행되는 상황도 없고 연락도 안 오고요.
너무 답답합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이 기다려야만 하는데 그동안 범인들은 다 도망가겠죠."
<전문가 "신종 사기 대응 전담팀 꾸려라">
배상훈 우석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는 온라인을 통한 이런 부업 사기는 '신종 사기'라고 진단합니다.
과제를 주고 일종의 가스라이팅을 하는 건 기존 '다단계 사기'와 비슷할 수 있지만, 온라인만 이용하고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해외 서버를 둔 메신저를 이용하는 등 치밀한 사기 수법은 예방만으로 근절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배 교수는 경찰 내부에 '사기 대응 전담팀'이 꾸려져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여러 금융 기법을 아는 전문 수사관들이 있을 때 피해 양상을 분석해 수사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3년 새 급증한 '부업 사기'…지난해 피해액만 11억 원 이상>
온라인 부업 사기는 지난 2022년부터 피해가 있었던 걸로 추정됩니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신고된 피해 상담은 지난 2022년 4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2024년)엔 121건으로 30배 늘었습니다. 피해 금액도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약 11억 6200만 원 집계됐습니다. 올해도 벌써 4건 피해 상담이 들어왔습니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는 신고가 들어온 업체에 대해 사업자 등록 여부 등을 살펴 사기 업체인지 아닌지 등 상담을 진행합니다. 이후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할 수 있도록 절차도 안내합니다.
전화 상담(02-2133-4891~6)이나 전자상거래센터 홈페이지(ecc.seoul.go.kr)에서 온라인 상담이 가능합니다.
'누구나 쉽게'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온라인 부업 사기. 광고를 통해 현혹되지 않도록 예방도 중요하지만, 신종 사기가 근절될 수 있는 국가적 대책도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