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이재명, 2(이)번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서영교 의원(4선, 서울 중랑갑)이 외치는 구호입니다. 김병기 의원과의 양자대결에서 서 의원은 추첨으로 기호 2번이 됐는데, 실제로 '2'라는 숫자와 인연이 깊습니다. 이번 원내대표 도전이 사실상 2번째거든요.
서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까지 했지만, 당시 함께 지도부에 몸담았던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양보하고 최고위를 지켰죠. 그래서일까요. 서 의원은 어제(11일) 한 유튜브('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재명 당시 당 대표가 최고위원이 끝날 때 가장 감사했던 사람이 서영교 최고위원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1년 전부터 준비한 만큼 철저하게 준비된 후보"라고 자신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서 의원이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재명 대통령과 어떻게 호흡을 맞춰 나가고, 어떤 과제를 우선 추진해나갈까요. 밤 늦게까지 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다가 오늘(12일) 자정 넘어 연락이 닿은 서 의원은 쉰 목소리로 포부를 밝혔습니다.
"지역화폐 통해 민생지원금 조성"
서 의원은 이번 21대 대선에서 민주당 험지인 대구·경북(TK) 지역의 '골목골목 선대위원장'을 맡았는데요. 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TK 지역 선거 유세 때 했던 발언부터 소환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가는 유세장마다 '서영교 의원 일 잘한다, 이런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요. 능력을 중시하는 대통령이 인정하는 '일꾼'이란 점을 부각하는 겁니다.
서 의원은 국회 행정안전위원장과 법사위원, 최고위원을 두루 거쳤죠. 이번에 반드시 원내대표가 되어야 하는 이유로 두 가지로 꼽았는데요. 바로 '내란 종식'과 '민생'이었습니다. 서 의원은 "나는 내란 종식의 선봉에 서 있다. 법사위원으로 특검 법안들을 통과시켰고,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장도 했다. 국회 행안위원장을 하면서 코로나 때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만든 경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 의원, 이번 경선에서 특히 이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 정책을 앞세우고 있죠. "원내대표가 되면 지역화폐를 통한 민생 회복지원금 조성도 자신 있다"고 밝혔습니다.

"20년 전 부대변인으로 李와 첫 인연"
서 의원은 약 20년 전 이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을 함께 하며 처음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1964년생인 서 의원은 이 대통령이 호적상 1964년생이어서 친구처럼 지냈다고 합니다. 이후 이 대통령이 실제로는 1963년생으로 알려졌지만요.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일 땐, 민주당 전국 여성위원장인 서 의원이 강연에 이 대통령을 연사로 초청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이던 지난 2022년엔 국회 행안위원장으로서 경기도 국정감사를 이끌었습니다. 이재명 당대표 1기 제체에선 대표와 최고위원으로 함께 일했죠.
서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과 약 20년간 봐온 사이인 만큼 최고의 호흡을 만들어 낼 자신이 있다"고 했습니다. "나야말로 원내대표로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적임자"라면서요.

"밝고 진취적인 성격 강점"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최초로 당원 표심 20%가 반영되죠. 민주당 소속 의원 167명이 80%, 당원 표심 20%를 합쳐 최종 선출되는 건데요. 당원 투표는 오늘과 내일 이틀 간 진행됩니다.
서 의원은 "대통령도 일 잘한다고 칭찬해줬고 당원들 모두 내가 일을 얼마나 열심히 잘 해왔는지 다 지켜봐왔다"면서 당원 표심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내일(13일) 의원투표까지 마치면 원내대표가 최종 선출되는데요. 서 의원은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대표적인 '86운동권 그룹' 중 한 명이죠. 당내 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서 의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 의원은 평소 자신의 강점으로 "밝고, 진취적이고, 소통을 잘하는 점"을 꼽아왔는데요. 이 강점을 앞세워 의원들에게 막판 한 표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병기 아들 의혹 '당황' "내 장점 더 설명"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불거진 경쟁 후보 김병기 의원의 아들 취업 청탁 의혹 논란에 대해서 서 의원 측도 당황하는 분위기입니다. 언뜻 생각해보면 상대 후보의 곤란한 상황이 경쟁 국면에서는 유리한 게 아닐까 싶지만, 온라인 상에선 "김병기 의원이 국정원에 탄압을 받고 있으니 투표해서 도와주자"는 여론도 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 의원은 "상대 후보의 단점이나 곤란한 점을 강조하지 않고, 나의 강점과 장점을 더 설명하겠다"고 했습니다. "경쟁은 축제처럼 해야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결정될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사령탑, 민주당은 누구를 선택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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