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인체 적용시험에 사용한 참당귀(앞쪽)와 황귀(사진제공=농촌진흥청)
전량 수입에만 의존하던 전립선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국산화하는 길이 열렸습니다.
농촌진흥청은 국내산 참당귀와 황기 복합물이 남성 전립선 건강에 효과가 있음을 인체적용시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오늘(26일) 밝혔습니다.
요도를 감싸고 있는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나 밤에 소변을 보러 일어나게 되는 야간뇨, 소변을 본 뒤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 등으로 삶의 질이 떨어집니다.
농촌진흥청은 국내 특용작물 시장 활성화를 위한 작물 탐색 과정에서 참당귀와 황기에 주목하고, 두 복합물의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경희대, 세브란스병원, 동탄성심병원, 산업체와 2년간 공동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인체적용시험은 전립선 증상이 있는 만 40~75세 남성 100명을 두 집단으로 나눈 뒤, 한쪽에는 참당귀와 황기 추출물을 2대 1로 섞은 복합물을 하루 0.6g씩, 다른 쪽은 가짜 약을 각각 12주씩 섭취케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참당귀와 황기 복합물을 먹은 집단은 국제전립선증상점수 주요 증상 항목인 잔뇨감, 야간뇨 등이 유의미하게 개선됐습니다. 전립선증상점수 총점을 보면 참당귀·황기 복합물 섭취 집단은 복용 전보다 점수가 26% 감소했지만, 가짜 약을 먹은 집단은 증상점수 총점이 11%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특히 잔뇨감 점수는 참당귀·황기 복합물 섭취 집단에서 37%가 감소했지만, 가짜 약 집단은 오히려 9% 증가했습니다.
이 같은 효과는 인체적용시험에 앞서 진행한 동물실험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참당귀·황기 복합물을 먹인 실험동물은 전립선 무게가 39% 줄었고, 전립선 성장 관련 인자도 감소했습니다.
이는 참당귀·황기 복합물이 5-알파 환원효소 활성을 억제한 데 따른 것인데, 전립선 비대증 처방제 피나스테라이드도 5-알파 환원효소를 억제해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같은 결과로 참당귀·황기 복합물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난해 11월 '전립선 건강'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원료(제2024-28호)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또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파이토테라피 리서치(Phytotherapy Research)'에 실렸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원천 기술의 국내 특허 출원을 마치고, 제품 생산에 앞서 원활한 원료 수급을 위해 기술이전 업체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전립선 건강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이 여럿 개발돼 있지만 한해 시장 매출액의 87%, 367억 원을 차지하는 원료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입니다. 이번 연구는 전량 수입하는 전립선 건강식품 원료 자립에 큰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