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경찰이 비트코인 채굴기 투자사기 조직의 사무실에서 용의자를 긴급체포하는 모습 (사진 출처: 경기남부경찰청)

비트코인 채굴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속인 일당이 현직 경찰관에게 투자 권유 전화를 했다가 덜미를 잡혔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사기, 범죄단체조직죄 등 혐의로 총책 A 씨 등 조직원 16명을 체포하고 이들 중 9명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A 씨 일당은 2023년 10월부터 지난 5월까지 수도권에 콜센터 사무실을 차려놓고 "비트코인 채굴기 임대사업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여 피해자 50명으로부터 23억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습니다.

이들의 범행은 A 씨 일당이 우연히 경기남부청 형사기동대 소속 수사관에게 투자를 권유하는 전화를 했다가 꼬리가 잡혔습니다. 당시 전화를 받은 경찰 수사관은 투자사기임을 직감하고 속아주는 척 조직원과 통화를 이어가면서 범행 단서를 확보했습니다. 상대가 투자를 권유하면 "돈을 갑자기 마련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니 내일 다시 연락하겠다"는 식으로 수사에 필요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경찰은 수사 착수 한달 만에 사기 조직의 사무실을 특정해 압수수색으로 증거물을 확보하고 조직원들을 검거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일당은 상대가 현직 형사인 줄은 모르고 있었다"며 "수사가 끝난 지금도 어떤 경위로 검거됐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투자사기 조직 및 개인정보 불법유통 사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대포유심을 공급한 유통책 31명과 개인정보를 무단 유통에 관여한 33명도 함께 붙잡아 검찰에 넘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