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수사단이 임성근 1사단장을 관계자에서 제외할 경우 문제점을 적시한 내부 문건. 지난 달 31일 작성됐다.
'故 상병 채수근 익사사건의 관계자 변경 시 예상되는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문건에 따르면, 우선 수사단은 "수사과정에서 상급제대 의견에 의한 관계자 변경 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이어 "언론 등에 노출될 경우 BH(대통령실) 및 국방부는 정치적·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대통령실을 언급한 대목도 나옵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국가안보실에 해병대의 언론 브리핑 자료가 넘어간 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해병대 수사단에게 돌연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수사단은 '유족의 여론 악화도 우려'했습니다. 수사단은 "유가족 설명 간 부친은 사단장 관련 혐의사실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며 "사단장을 관계자에서 제외했을 시 유가족을 납득시킬 수 있는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상급제대 의견에 따라 관계자가 변경되었다는 것을 유가족이 알게 될 시, 더 큰 의혹 제기 가능성이 높으며, 야당으로부터 현 정부 불신조장 등 정쟁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도 밝혔습니다.
수사단은 군사경찰 수사단계에서 관계자를 변경하는 것에 실익도 없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수사단은 "경찰 수사단계에서 관계자가 추가될 수도, 제외될 수도 있다"며 "현 상황에서 관계자를 변경했을 시 경찰 수사단계에서 관계자 변경에 관련된 의혹이 언론 등 외부에 노출될 소지가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문건은 지난 달 31일 작성됐습니다. 이날은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국방부 언론 브리핑이 갑자기 취소된 날입니다. 이후 김계환 사령관에게 보고하기 위해 작성된 겁니다.
국방부 검찰단도 3일 수사단을 압수수색 하면서 해당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방부는 '해당 문건의 존재가 국방부의 설명과 상충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문건의 존재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등을 묻는 채널A의 질의에 "해당 문건 존재 여부와 해석 등은 수사와 관련된 사안으로 답변이 제한됨을 양해 바란다"고 답변했습니다.
또 "국방부는 특정인의 혐의를 제외하라는 지시를 한 바 없으며, 초급간부를 포함해 혐의를 적시한 것이 타당한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 전했습니다.
대통령실은 해병대 수사단의 내부 검토 문건에서 BH(대통령실)이 언급된 것에 대해 "국방부의 설명으로 갈음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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