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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캔 봉변도 OK”…尹 석방 희생자? 비명계 돌파구는 [런치정치]

2025-03-12 12:26 정치

지난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년 전 자신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들어 "당내 일부가 검찰과 짜고 한 짓"이라고 해 비명계 단단히 화가 났었죠. "사과하라"며 연일 목소리를 높였는데, 오래 가지는 못했습니다. 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 석방이란 핵폭탄급 돌발 이슈에 비명계의 '이 대표 비판' 쏙 들어간 거죠. 이 대표를 흔들며 존재감을 키워온 비명계 주자로서는 존재감을 부각할 새로운 방안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일부 비명계 주자들, 이 대표보다 더 센 방식으로 '윤 대통령 파면 요구'에 나섰죠.

'1인 시위' 김동연 측 "맥주캔 봉변 나쁘지 않아" 

 김동연 경기지사가 지난 10일 수원역 앞에서 윤 대통령 파면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자 한 시민이 항의하고 있다. (채널A 취재영상)

그제(10일) 수원역 앞. 김동연 경기지사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는 도중 갑자기 맥주캔이 날라들었습니다. 윤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한 시민이 "네가 뭘 아냐"며 소리질렀고, 주변에서 저지하자 맥주캔을 던진 겁니다. 캔은 바닥에 떨어져 김 지사가 직접 맞지는 않았습니다. 김 지사는 "기자들이 더 놀랐겠다"며 취재진에게 양해를 구했습니다.

봉변을 당했지만 김 지사 측은 "나쁘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역설적으로 "김 지사가 매일 출퇴근길에 벌이는 1인 시위를 재조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 지사를 향해 날라든 맥주캔이 오히려 김 지사를 더 광장으로 내모는 모양새입니다.

김 지사는 윤 대통령 구속 취소 다음날 야5당 집회에 참석한 데 이어 어제까지 이틀째 출퇴근길 1인 시위를 했습니다. 오늘은 충청 일정이 있는데도 상경해 광화문 일대에서 1인 피켓시위를 한다는데요. "1인 시위 계속 하겠냐" 물었더니, 김 지사 측은 "현역이라 업무상 한계는 있지만 틈이 생기면 끊임 없이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는데요. 김 지사는 한 술 더 떴습니다. 1인 시위를 취재온 기자들에게 "마음 같아선 천막 농성이든 단식 농성이든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김경수, 野 인사 중 가장 먼저 '단식' 

 지난 9일부터 단식에 돌입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출처 = 뉴시스)

비명계 주자 중 윤 대통령 파면을 요구하며 가장 '강경한 투쟁 방식'을 들고나온 건 김경수 전 경남지사였죠. 다른 주자들이 우왕좌왕하던 사이 김경수 전 지사가 지난 9일 가장 먼저 단식에 돌입한 겁니다. 김 전 지사 단식 선언 후 김준혁 민형배 박수현 민주당 의원도 어제부터 함께 단식에 나섰죠. 김 전 지사 측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비명계 주자는 물론 이 대표보다 반박자 빠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방침 하에 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단식 뿐이었다"고요. 김 전 지사는 어제 라디오 인터뷰까지 응하며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단식 농성에 참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전 지사가 단식에 돌입하자 다른 비명계 주자들 측은 '허를 찔렸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단식 말고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는데요. 일부에선 "(단식은) 구시대적인 방식"이란 촌평도 나왔습니다.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은 단식 중인 김 전 지사를 찾아 손을 부여잡고 격려하는 방법을 택했죠.

여러 비명계 주자들, 향후 대응방안에 대한 긴급 논의에 나섰는데요. 한 비명계 주자 측 관계자는 "이 대표 대안으로서 면모를 보일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지금 방식으론 존재감을 드러내기 더 힘들 수 있다. 광장으로 나가든 뭐든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고 전했습니다.

존재감도 존재감이지만, 탄핵이 불발되면 조기 대선이 열리지 않게 되고 비명계 주자들에게도 위기라는 인식도 강합니다.

안그래도 압도적인 이재명 대표를 상대로 힘든 싸움을 하는 비명계는 화가 나지만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앞에선 일단 '단일 대오'로 모이는 중입니다. 이 대표는 오늘 오후 '국난극복을 위한 시국간담회'을 열고 김부겸 전 총리와 김경수 전 지사를 비롯해 박용진 전 의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한 자리에 불러 모읍니다. 비명계 속이 부글부글 끓겠지만 거부할 수 없는 자리입니다. 일단은 이 대표와 만나 웃으며 인사하고 악수하고 한 목소리를 내야 하죠.

"이재명 2심 선고 후 공기 달라질 것" 

개헌부터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까지 비명계 주자들의 압박 카드도 윤 대통령 구속 취소에 휩쓸려 사라졌습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단식부터 1인 시위까지 뭘 해도 비명계가 존재감을 보일 수 없는 국면"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끓는 속을 부여잡고 일단 이 대표와 한 목소리를 내는 비명계. 시선은 헌법재판소 판단을 넘어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2심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한 비명계 주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26일(2심 선고일)이 지나면 공기가 달라지지 않겠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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