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옆에서 아첨하는 사람들이 한 표도 더 벌어오지 못합니다.”(지난 9일)
“이재명이 아니어도 정권교체는 흔들림이 없어야 합니다.”(지난 6일)
“성찰해야 답이 보입니다. (지난 대선 패배는) 이재명 후보가 부족했음을 온전히 받아들여야….”(지난 3일)
‘친문계 핵심’으로 통하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근 사흘에 한 번 꼴로 SNS에 올린 ‘이재명 대표 체제’ 비판 메시지입니다. 결론은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가 힘을 합쳐야 이긴다’로 귀결되지만, 연일 독해지는 직격에 친명계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일에 반대한다”던 임 전 실장 발언을 소환하며 “스스로 성찰이란 거 해봤냐” 꼬집었고요. 이재명 대표는 “총구는 밖으로 향했으면 한다”고 에둘러 말했죠. 임종석 전 실장이 이 대표 체제 아픈 곳을 파고들며 연일 거친 비판을 쏟아내는 이유, 뭘까요.
![](http://image.ichannela.com/images/channela/2025/02/11/000002675608/00000267560820250211122910865.jpg)
“정권 교체 위한 쓴소리” vs “자리 달라는 것”
임 전 실장 최측근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내부 총질한다는 비판에도 왜 연일 비판 수위가 세지냐”고요. 돌아온 답변은 이랬습니다. “민주당의 정권 교체를 위해 꼭 해야 할 원칙적이고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것 뿐”이라고요. 그러면서 “민주당으로의 정권 교체가 윤 대통령 탄핵의 완성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민주당으론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강조했는데요. 더 늦기 전에 더 큰 민주당으로의 전환을 호소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친명계 해석은 다릅니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임 전 실장의 비판은 “당내 지분을 달라”는 요구라는 겁니다. 사석에서 만난 한 친명계 핵심 의원은 “지금 목소리를 내는 비명계는 결국 자리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최민희 의원 역시 “'나도 대선에 뛰겠다' 혹은 '내가 후보가 되거나, 아니면 이 큰 판에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얘기'”라고 해석했죠.
급기야 임 전 실장은 ‘정치 은퇴’까지 권유받았습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5일 한 유튜브에서 "다른 직업을 모색해 보는 게 좋다. 정치는 잘 안 맞는 것 같다"며 임 전 실장을 원색 비난했죠.
“임종석, 국회의원에 목매지 않아”
일각의 곱지 않은 시선에 임 전 실장과 가까운 인사는 펄쩍 뛰었습니다. 임 전 실장과 문재인 청와대에 함께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그 욕 먹어가면서 왜 그러고 있겠나. 그 귀찮은 일을. 임 전 실장은 원래 나서서 뭘 하는 스타일도, 국회의원 자리에 목매는 사람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저들과 싸울 각오를 하고 발언하는 건 그만큼 ‘정권 교체 해야 한다’는 진심이 강한 것”이라고 감쌌습니다.
그렇다면 임 전 실장, 대선 출마에 뜻이 있는 걸까요. 임 전 실장 측근은 “당장 정해진 건 없다”며 “마음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상황과 조건이 맞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총선 공천 배제’ 앙금 작용?
![](http://image.ichannela.com/images/channela/2025/02/11/000002675608/00000267560820250211122912178.jpg)
친명계에선 임종석 전 실장의 직격 배경을 ‘지난해 총선 공천 배제 때문이 아니냐’고 의심합니다. 이재명 지도부는 당시 공천 최대 뇌관이었던 임 전 실장을 서울 중성동갑 공천에서 배제하고, 그 자리에 전현희 의원을 전략공천했죠. 임 전 실장은 당시에도 “통합을 위한 마지막 다리마저 외면하고, 홀로 이재명 대표만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겠느냐”며 지금과 비슷한 결의 비판을 쏟아냈죠. 한 친명계 인사는 “임 전 실장에게 공천 배제의 앙금이 남아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당내에 혼선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임 전 실장 측은 “너무 나간 얘기”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임 전 실장은 김경수 전 지사와 함께 이 대표 체제를 비판하면서 당내 ‘비명계 입지’를 넓히는 중입니다. 김 전 지사와 상의하며 메시지를 내놓는 걸까요. 임 전 실장 측은 “두 사람이 늘 각별하다”면서도 “지금 내놓는 메시지가 교감을 통해 서로 계획해서 나오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어떤 이유가 됐건, 임 전 실장이 당분간 이재명 대표 견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당내 존재감을 키워갈 것으로 보입니다.
![](http://image.ichannela.com/images/channela/2025/02/11/000002675608/0000026756082025021112291151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