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윤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직접 증인 신문
김용현 “비상입법기구 쪽지는 내가 작성해 실무자 통해 전달”
김용현 “의원이 아니라 요원 빼내라 한 것”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23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리는 탄핵심판 4차 변론 기일에서 “실패한 계엄이 아니다. 좀 더 빨리 끝낸 계엄”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민에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독재 행태를 알리려 했던 것이지 장기 집권 등을 위한 게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윤 대통령은 “(계엄령에 따른) 병력 이동 지시는 합법적이기 때문에 군인이 거기에 따른 것이고, 불법행위를 한 게 아니다”라며 “국회 의결 이후 국무회의를 열어야 계엄을 해제할 수 있어 좀 기다리다 군을 철수시켰고, 국무회의 정족수가 갖춰지면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먼저 발표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의 첫 번째 증인으로 이날 변론에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도 윤 대통령과 같은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계엄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국회 탄핵소추위원 대리인단의 장순욱 변호사 질문에 “(비상계엄을) 오래 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고, 실제 인식 자체가 다수당의 패악질, 이런 국회 패악질에 대해 경종 울리는 차원이었다”며 “국민께 경종을 충분히 울렸단 측면에서 실패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용현 전 장관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전달받았다는 ‘비상입법기구 쪽지’는 자신이 직접 작성했고 실무자를 통해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이 발령되면 예상치 못한 예산 소요가 나올 수 있다고 판단해 예비비 확보를 기획재정부에 요청한 것”이라며 “국회 보조금·지원금 차단은 정치적 목적으로 지급되는 각종 보조금·지원금을 차단하라는 취지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진우 수방사령관이 윤 대통령이 ‘총을 쏴서라도 국회로 진입하라’, ‘두 번, 세 번 계엄을 선포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국회의원을 빼내라고 지시받았다’는 진술에 대해서는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빼내라고 한 걸 잘못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변론은 4시간 20분 동안 진행된 뒤 오후 6시 20분 마쳤습니다. 5차 변론기일은 2월 4일 오후 2시에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