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을 이용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성폭행 하는 등 성범죄를 저지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속칭 'N번방' '박사방' 등 텔레그램 기반 성착취 범죄보다, 더 오랜 기간 더 많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지난 2020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텔레그램에서 '자경단'이란 이름의 피라미드형 사이버 성폭력 범죄 집단을 운영한 건데, 피해자는 234명으로 이 중 10대 청소년이 반 이상입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해당 범행을 저지른 30대 남성 총책 A씨를 비롯 일당 54명을 검거하고 33명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딥페이크' 영상 거래에 관심을 보이는 남성과 성적 호기심을 표현한 여성에게 접근한 뒤 개인정보를 유포하거나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또 피해자를 범행에 끌여들어 피라미드형 연쇄 조직을 구성했습니다.
A씨는 스스로를 목사라 칭하며, 집사, 전도사, 예비 전도사로 계급을 나눠 상명하복 지휘체계를 형성, 조직원이 새로운 피해자를 끌어들이면 계급이 올라가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했습니다.
A씨는 피해자에게 1시간마다 일상을 보고하게 하는 등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습니다. 이후 통제에서 벗어나려면 남성과 성관계를 해야한다고 강요했습니다. A씨는 전국 각지에서 미성년 여성 10명을 성폭행하고 이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 범행에 가담한 이들 중 가장 어린 건 15세 중학생으로, 그 외 고등학생 6명 등 미성년자 11명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제작년 12월 피해자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해 전국에서 60건의 사건을 이송받았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해 경찰은 텔레그램으로부터 범죄 자료를 지난해 9월 회신 받았는데 이번이 최초 사례입니다.
한편 경찰은 A씨가 '목사' 등 명칭을 사용한 것에 대해 "A씨가 드라마 '수리남'을 보고 그랬다"고 전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마약 조직 총책 역할을 맡은 배우 황정민이 목사로 신분을 위장하는 데 이를 따라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A씨가 반사회적 성향을 보이는 만큼 프로파일러를 동원해 정신감정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경찰은 어제 청소년성보호법·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19개 혐의를 받는 총책 A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를 개최했고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