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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 아이디어”라는데…與 공세에 ‘K-엔비디아’ 논란 더 키우는 이재명 [런치정치]

2025-03-06 12:18 정치

나흘 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유튜브 채널에서 갑자기 꺼내든 'K 엔비디아 지분 공유' 발언이 연일 논란입니다. 여권 대선주자들로부터 적나라한 비판이 쏟아졌죠. "기본소득보다 더 황당한 공상 소설"(유승민), "무서운 기본사회 구상"(오세훈) "무식의 소치"(안철수)라고요. "대한민국 정부는 대장동 화천대유가 아니다"(이준석)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이 대표는 여권의 공세에 "극우 본색에 문맹 수준 식견"이라며 맞받아쳤죠. 어제(5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선 "토론하자"며 연일 판을 키우고 나섰습니다.

이 대표의 'K 엔비디아 지분 공유'는 어떻게 나온 아이디어일까요. 여당의 공세에 더 판을 키우는 속내는 뭘까요. 실현 가능성은 있는 걸까요.

 어제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오른쪽)과 만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 대표는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고 'K엔비디아 지분 공유' 아이디어를 던지며 경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출처 = 뉴시스)
"이 대표가 던진 즉흥 아이디어"

이 대표 측에 물었습니다. "'K엔비디아 지분 공유'는 누구와 상의해 나온 구상이냐. 아니면 이 대표의 오랜 소신이냐"고요. 이 대표 측은 "대표가 즉흥적으로 던진 아이디어"라고 밝혔는데요. 경제 전문가들과 상의해 나온 치밀한 구상이 아니라, 이 대표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밝혔다는 겁니다.

이 대표 발언이 나온 뒤 "사회주의적 발상"이란 비판이 쏟아지자, 당장 기업 출신 측근들이 이 대표 주장에 힘을 싣고 나섰습니다. 기업 변호사를 지낸 이언주 최고위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야말로 국가가 지분을 확보해 기업을 성장시키는 기법을 써 왔다. 대표적 사례가 포항제철"이라고 사례를 들었죠.

증권사 사장 출신인 홍성국 최고위원도 이렇게 설명하더군요. "엔비디아가 돈을 많이 버니 우리나라도 이런 기업을 국민과 함께 지분을 나눠서 키우자는 의미"라며 "국부펀드도 국민 돈이니, 세수와 무관하게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라고요. 홍 최고위원은 여권의 비판에 대해 "몰라서 하는 소리"라며 "다른 나라 사례 좀 찾아보라"고 발끈했습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도 초기 정부 투자 지분이 48%였다는 거죠.

'친문' 윤건영 의원까지 나서 "국가가 특정산업을 육성하자는 게 어떻게 공상과학이고 공산주의가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어제, SBS '김태현의 뉴스쇼')고 옹호했습니다.

"여당이 판 키워줘 좋다"

여당의 쏟아지는 비판을 민주당은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이 대표 측근은 "여당이 판을 키워줘서 오히려 좋다"며 "이 대표 한 마디 한 마디가 폭넓게 이슈화되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고 말했는데요. 이 대표가 토론을 제안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 대표는 어제 비공개 최고위에서 자신의 'K-엔비디아 국가 투자론'과 관련해 당내 지도부 의원들에게 "더 적극 대응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장은 구체화된 것이 없지만 이슈를 선점하고 주도하는 게 급선무"라고요. "대표가 얘기를 꺼냈으니 우리는 긍정적으로 추진할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적어도 'K엔비디아 지분 공유' 구상을 둘러싸곤 아직 민주당 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개념상 할 수 있지만 현실성 '글쎄'"

그렇다면 'K엔비디아 지분 공유' 구상,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기자가 물어본 전문가 3명의 공통된 답은 "개념상 할 수는 있겠지만 현실성은 '글쎄'"였습니다. 금융계에 30년 넘게 몸담은 한 전문가는 "민주당이 롤모델로 삼는 싱가포르 테마섹 펀드처럼 기업의 투자의사 결정에서 정부 관여율이 0%가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같은 정치환경에선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영분석 통계전문가인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도 "삼성전자를 공기업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부가 투자한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회의적 전망을 내놨습니다.

국회에서 예산을 담당하는 한 경제 전문가는 "정부 돈을 출자하려면 기금이 필요한데 법 개정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수익을 얼마나 낼 수 있을지가 또 넘어야 할 산"이라고 밝혔습니다.

민주 "50조 원 규모 펀드 조성"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오늘(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참여형 편드를 최소 50조원 규모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 뉴시스)
민주당은 오늘 이 대표 구상 후속 조치도 서둘러 발표했습니다. 국민 참여형 펀드를 최소 50조 원 규모로 조성해 이를 첨단 전략산업 기업이 발행하는 주식이나 채권 등에 집중 투자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일반 국민과 기업이 투자하는 금액에 대해선 소득공제나 비과세 같은 과감한 세제혜택을 지원할 것"이라고도 했는데요.

다만, 이런 구상이 '엔비디아 같은 혁신 기업을 어떻게 발굴하고 만들지'보다 '지분을 어떻게 나눌지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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