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아일랜드 국화 '샴록' 전달 행사 중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 내외와 샴록 화분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다시 한번 핵보유국(nuclear power) 지도자로 부르며 그와의 관계를 재구축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과 관계를 재구축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트럼프는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며 "확실히 그는 뉴클리어 파워(핵보유국)"라고 발언했습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의 핵무기 보유량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그 수를 줄일 수 있다면 큰 성과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너무 많은 무기를 가지고 있고 그 위력은 너무 크다"며 거듭 핵 군축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트럼프는 "우선 (핵무기가) 그 정도로 필요하지 않다"며 "그리고 우리는 (군축에) 다른 국가들도 참여시켜야 한다. 알다시피 김정은도 많은 핵무기를 갖고 있고, 인도와 파키스탄 등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트럼프의 발언이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미국의 정책 변화를 뜻하는지 백악관에 문의했으며 "첫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할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공식적으로 핵보유국으로 간주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핵무기 제조 및 운용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공식 인정하는 용어는 '핵무기 보유국'(Nuclear Weapon State)입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5개 국가가 이에 해당합니다.

트럼프는 지난 1월 20일 취임일에도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라고 지칭하며 "나는 북한과 잘 지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트럼프는 김 위원장과 관계가 초반에는 꽤 험난했다면서 "(나에 대한) 수사(修辭)가 꽤 강경했지만 어느 순간 멈췄다. 그들은 회담을 요청했고 우리는 만났다"며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를 언급했습니다.

트럼프는 그 회담으로 한국이 올림픽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면서 "(당시) 아무도 핵을 맞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올림픽(2008 평창 동계 올림픽) 티켓을 사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트럼프는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언급하면서 "만약 (힐러리가) 승리했다면 핵전쟁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김 총비서의 전화를 고의로 무시했다는 주장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