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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은행이 정부 확인서 거부…확인서 발급 9%만 소상공인 대환대출
2024-10-03 18:22 경제

 최원영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이 2월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소상공인 대환대출 시행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출처 : 뉴시스)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선 추진율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실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책 개편이 이뤄진 지난 8월 13일 이후 한 달 동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대상 확인서'는 총 2만 675건이 발급됐지만 실제 대출이 실행된 건 1859건에 그쳤습니다.

소상공인 대환대출을 위해 정부가 발급한 확인서의 약 8.9%만이 대출 승인까지 이어진 겁니다.

앞서 중기부는 소상공인의 자금 부담을 덜기 위해 고금리 대출이나 만기연장이 어려운 대출을 연 4.5%대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주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소진공으로부터 대환대출 지원대상 확인서를 발급받은 후 대출 취급 은행에 방문해서 신청하는 방식입니다.

대출 승인이 낮은 이유는 소진공이 발급한 확인서를 제출해도 시중은행이 낮은 신용도나 대출 한도를 이유로 대환대출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요건이나 한도가 맞지 않아 실행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기존에 적용받던 혜택과 중복되는 경우가 있고 신청 건수 중 개인대출을 대환하려는 경우가 많아 대출 진행이 안되는 대상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네이버 카페 '아프니깐 사장이다' 게시글 갈무리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보여주기식 정책 아니냐" "정부 부처 위에 은행이 있는 것 같다" "정책의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정부는 정책 추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중기부 관계자는 확인서 발급 건수에 비해 대출 승인 비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확인서를 받고도 바로 은행에 가지 않는 사람들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부실이 발생할 경우 처음부터 지원 대상이 아니었던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진공에서 100% 채권 양수를 하게 돼 있다"며 "은행 측에서 이 정책으로 인해 지는 위험 부담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 : 뉴시스)

정진욱 의원은 "나몰라라 뒷짐만 지고 있는 정부와 비협조적인 은행의 태도로 인해 소상공인들만 대환대출의 높은 문턱에 좌절하고 있다"며 "중기부와 소진공은 대출 요건 적합 여부에 대한 사전 확인을 꼼꼼히 하고, 은행의 대출 거절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는 등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해 정책 집행의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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