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쇼핑몰처럼 고객센터를 이용해서 불편 사항이나 피해 사항을 처리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소비자 불만을 모아서 분쟁 조정이나 집단 소송을 제기하려 해도 (관할 법원이) 홍콩·싱가포르여서 이쪽에서 싸워야 하죠."
중국 해외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소비자 피해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안산소비자단체협의회 공익소송추진단 김혜경 사무국장의 말입니다.
알리·테무의 소비자약관에는 분쟁이 생겼을 경우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외국 법원을 관할 법원으로 정한 조항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불공정약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렇게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알리·테무의 불공정 약관을 적발하고 시정했다고 오늘(20일) 밝혔습니다.공정위가 적발한 불공정 약관은 13개 유형 47개에 달합니다.
문제가 된 약관은 언급한 소비자 불만이나 분쟁이 생겨도 플랫폼이 전혀 책임을 지지 않거나, 분쟁이 생겨도 해외 관할 법원에서만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무제한으로 수집해 제 3자와 부당하게 활용하는 조항 등이었습니다.
공정위는 "알리·테무 등 외국 사업자가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려면 최소한 '국내 수준'의 소비자 보호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1300만명에 달하는 해외직구 이용 국민의 권익을 선제적으로 보호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알리는 "블랙프라이데이 전에 약관 시정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알리익스프레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자 지속해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테무도 "한국 법 제도를 존중하며 미흡한 부분은 계속 보완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