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경기 안산시. 도시 전체가 슬픔에 잠겼습니다.
목숨을 잃거나 실종된 아이들이 바로 우리 집 아들, 딸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단원고 주변은 적막감마저 들었습니다. 서로에게 안녕하냐는 인사가 무색할 정도입니다. 안산에 제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안산의 한 수퍼마켓,
가게를 운영하던 어머니는 '우리 승묵이를 지켜주세요’라는 문구만 남긴 채 진도로 떠났습니다.
굳게 닫힌 철문 위에는 기적을 바라는 기원의 메모지가 빼곡하게 붙었습니다.
안산 단원고 교문 밖에는 제철도 아닌데 하얀 국화꽃이 피었습니다.
"대한민국에 태어나게 해서 미안하다"
아무도 책임지려하지 않는데 누군가가 대신 어린 학생들에게 사죄했습니다.
선배는 후배들에게 더 잘해주지 못한 게 내내 마음에 걸리나 봅니다.
안산시민들은 슬픔을 조금씩 나누고 있습니다. 택시기사들은 학교와 장례식장을 오가는 사람들을 무료로 태워 날랐고, 시민들은 노란 조끼를 입고 너도나도 자원봉사에 나섭니다.
[스탠드업:임수정/기자]
이 곳 안산 단원고는 선생님과 학생들을 제외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오는 목요일, 24일부터는 1학년 학생들부터 순차적으로 등교가 재개됩니다.
"기적처럼 태어났으니 기적처럼 돌아오라"
간절함은 지나는 사람에게조차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거리는 텅 비었습니다.
[스탠드업:임수정/기자]
이번에 수학여행을 떠난 학생 325명 가운데 약 85%가 이 곳 잔동과 와동, 선부동 등 3개동에 사는 학생들이었습니다.
대부분 이런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서민 주거지역입니다. 한 두집만 건너면 피해 가족과 연이 닿아있다는 말이 나올 정돕니다.
차가운 바닷속에 잠긴 아이들은 바로 우리의 아들, 딸이었고, 우리의 친구였습니다.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온 학생들을 다시 보내야 하는 부모의 마음은 찢어집니다. 살아있다는 것이 이렇게 고통일 줄은 몰랐습니다.
내 아들, 내 딸, 내 친구가 살아돌아오길 바라는 '희망의 촛불'은 오늘도 안산시의 밤하늘을 힘겹게 비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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