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이번 4.11 총선부터 재외국민선거가 실시됩니다.
어제 재외선거 신청이 마감됐는데, 등록률은 5.6%에 그쳤다고 합니다.
첫 도입되는 재외선거의 문제점, 정치부 송찬욱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질문 1]
등록률이 굉장히 저조한데, 우선 신청 현황부터 자세히 알아볼까요?
[송찬욱 기자]
해외에 거주는 유권자는 모두 223만 3천명입니다.
이 가운데 재외선거에 참여하겠다고 등록한 사람은 12만 4천여 명에 불과합니다.
등록률이 5.6%에 불과한 셈인데요.
선거권자가 가장 많은 미국이 2.7%,
일본은 4.0%에 그쳤고,
그나마 조금 높은 중국이 8.1%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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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2]
이렇게 저조한 이유는 어디에 있는 거죠?
[기자]
우선 재외국민의 편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점이 문제입니다.
미국과 일본, 중국 교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전화인터뷰: 윤승희 / 미국 뉴욕 거주 대학원생]
"등록할 때 한번 가야 되고 투표할 때 또 가야한다고 들어서 시간이 많이 빼앗길 거 같아서 참여 안 했습니다."
[전화인터뷰: 정슬기 / 일본 도쿄 거주 직장인]
“어떤 방법으로 진행해야 하고 어느 곳에 접수해야 하는지 정보가 거의 없었고요.”
[전화인터뷰: 조은정 / 중국 상하이 거주 직장인]
"어떤 사람을 뽑아야 되는지도 모르겠는 거예요. 제가 투표를 해서 얼마나 영향을 줄지…."
직접 들으셨다시피
복잡한 절차는 물론 홍보부족과 정치적 무관심으로
재외선거를 무용지물로 만들었습니다.
[질문 3]
복잡한 절차가 낮은 등록률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던데,
도대체 얼마나 복잡하기에 선거권마저 포기하는 걸까요?
[기자]
재외선거에 참여하려면 우선 신청을 하고 투표해야 합니다.
그런데 등록과 투표 절차 모두 직접 현지 공관을 찾아가야 가능합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영사관을 찾아가기 위해
몇 시간동안 차를 몰고 혹은 비행기를 타고 가서 등록하고,
몇 달 뒤에 투표하러 또다시 가야 하기 때문에
생업을 포기해야 투표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여기에다 공관이 설치돼있지 않은
동포 거주국도 67개국에 달합니다.
한 예로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에 위치한 조지아의 경우
50명의 교민이 살지만 재외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인근 아제르바이잔까지 비자 발급료와 항공비 300달러를 내고 가야 합니다.
이런 까다로운 절차는 결국
재외선거의 실효성에 의심이 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질문 4]
어떻게 보면 저조한 등록률이 예고된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동안 대책은 없었던 건가요?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한적 우편투표 도입 등 선거법 개정 의견을 이미 국회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선거법 개정안을 논의해야 하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유불리만 따지다가 결국 어떤 합의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 밖에도 투표소를 공관 이외의 장소에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투표에 참여하라고만 하지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자 재미동포 단체들은 현행제도가 참정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다면서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습니다.
선관위는 5.7%라는 참담한 등록률을 놓고 국회에 선거법 개정안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인터뷰: 김대일 / 중앙선관위 재외선거정책과장]
"공관 외의 장소에 투표소를 설치한다든지 파병군인이라든지 공관이 설치되지 않은 나라에 사는 재외국민들은 제한적으로 우편투표를…."
[질문 5]
실효성 없는 제도에 아까운 혈세가 낭비됐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 재외선거에 투입된 예산은 모두 293억 원입니다.
재외선거 신청자 12만4천 명 가운데 60%가
투표한다고 가정하면 7만4천여 명이 됩니다.
1표당 투입되는 예산을 계산해보면 39만 원입니다.
국내 투표 1표당 투입 예산이
1만2천 원인 것을 감안하면,
무려 33배에 이릅니다.
여기에 현지에 터를 잡고
국내에는 세금을 안 내는 영주권자의 참정권을 위해
혈세를 이렇게 쓰는 게 옳으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질문 6]
조금 화제를 바꿔보겠습니다. 4월 총선 공천 접수 현황도 궁금한데요. 우선 새누리당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새누리당은 공천신청이 신통치 않아 걱정입니다.
일찌감치 공천기준을 정해놓고 기다렸지만, 지난 10일이었던 신청 마감을 닷새 늦춰야할 지경이었습니다.
공천 신청자는 1주일 지난 현재까지 650여 명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참신한 새 인물이 있겠느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결국 눈치작전을 펼치다 중진의원들만 막판에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질문 7]
민주통합당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통합당은 대조적으로 사람이 몰려서 걱정입니다.
지난 9일부터 어제까지 3일 동안 공천 신청을 접수했는데
신청자가 700명이 넘었습니다.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18대 총선 때보다 경쟁률이 높아졌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인터뷰: 임종석/민주통합당 사무총장]
“그 어느 때보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 변화, 정권교체의 요구가 높다고 생각한다. 민주통합당이 하나로 거듭난 데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고.”
4월 11일 뚜껑을 열게 될 총선의 현재 판세를 짐작케 하는 수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네, 송찬욱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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