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여러분 이 한자를 아십니까?
鳳 : 봉황 봉인데요.
봉황은 상서로움을 상징하는
상상의 새입니다.
그런데 이 한자에는 또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어수룩하여 이용해 먹기 좋은 사람이라는 건데요.
"봉 잡았다"는 표현은 횡재했다는 뜻이지만
잡힌, 그러니까 포획된 봉은
매우 불운한 경우죠.
오늘은 소비자라는 봉을 잡은
자동차 회사에 대해 분석해보겠습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수입 자동차는 사상 처음으로
10만 대를 돌파하며 2010년보다 16%나 성장했습니다.
올 들어 2월까지 판매 대수도 1만 8천여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8% 늘었습니다.
그렇다면 수입차는 누가 가장 많이 탈까요.
상대적으로 안정적 지위에 올라선
40~60대라고 짐작하시겠지만, 아닙니다.
올해 수입차 구매자의 35.4%가 30대입니다.
수입차 구매자 셋 중 1명 이상이 30대라는 거죠.
이어 40대가 28.8%, 50대 18.6% 등의 순이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수입차를 타다보니,
배기량 2천cc 미만 차가
아주 잘 팔린다고 합니다.
그 배경에는 여자들이 명품 가방 좋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자들의 과시욕도 물론 있겠죠.
하지만, 그것보다는
디자인이나 안전성에 믿음이 가고,
뭐니뭐니해도 가격이 저렴해서가 아닐까요.
"가격도 싸지고 여전히 수입차가 성능이나
디자인 면에서 경쟁력이 높은 거 같습니다.
충분히 고려대상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차,
토요타의 캠리입니다.
썬루프에 네비게이션까지 달린
풀옵션이지만 3천390만 원입니다.
동급인 그랜저는 3천120만 원이지만,
이것저것 옵션을 달면 캠리와 값이 비슷해집니다.
요즘 2천만 원대 수입차도 엄청 많다고 합니다.
그래선지 요즘 국산차가 잘 안 팔립니다.
국산차는 올 들어 두 달 동안
21만여 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나 줄었습니다.
판매가 부진하면
상식적으론 값을 내려야 하지만 요지부동입니다.
3월 판매조건을 봤더니,
현대차의 아반떼나 그랜저, 제네시스 등은
할인액이 전혀 없고요.
소나타 30만 원,
기아의 K5는 20만 원에 불과합니다.
한 술 더 떠 국산차의 아주 나쁜 버릇이 있죠.
연식이 바뀔때마다 값을 올리는 겁니다.
기아의 K5는 2013년식을 내놓으면서 65만 원 올렸고,
르노삼성의 SM7은 62만 원
쌍용차 코란도C는 50만 원을 인상했습니다.
BMW는 국내에서 인기 있는 320디젤 신형을 출시하면서
차 값을 280만원 내렸고,
토요타는 신형 프리우스 가격을 최대 660만 원이나
낮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수입차 사는 이유 하나 더 있습니다.
"과거에는 젊은층들이 부동산을 구입하기 위해서
많은 돈을 모으고 했습니다만
최근에 들어선 그 대신 자기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자동차를 사고 있는 거 같다."
열심히 돈 모아봐야, 집 사기는 하늘의 별따기이다 보니
젊어서 타고 싶은 차나 실컷 타자는 거죠.
이런데도 여전히 한국 자동차 회사는
국내 소비자를 봉으로 여기나 봅니다.
국내에서 제일 비싼 차, 현대의 에쿠스죠.
국내에선 1억 원 넘는 가격에 팔리는 데
미국에선 6천만 원에 팔린다고 하고요.
5천만 원대 제네시스는
미국에선 3천800만 원이면 살 수 있다고 합니다.
현대 측에선 한국과 미국의 세금 차이가 있고,
옵션 차이가 있어서 그렇다고 합니다만
그걸 감안해도 화가나는 건 어쩔 수 없죠.
'잡힌 봉', 화나면 무섭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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