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법조팀의 배혜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1]
배 기자, 일단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 사건은
언제, 왜 일어났는지
정리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은
지난 2008년 총리실이
민간인인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를
불법적으로 압수수색하고
계좌추적을 벌인 사건입니다.
김종익 전 대표가 블로그에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쥐코 동영상'을 스크랩하고
촛불시위를 선동했다는 이유였습니다.
{검찰, 총리실 직원 7명 기소}
검찰은 이듬해인 2010년 7월 수사에 나서
민간인을 사찰한 혐의를 확인하고
총리실 직원 4명을,
그리고 증거인멸 혐의로 3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들은 1,2심에서 전원 유죄를 선고받고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질문2]
그런데 이 불법 사찰에 가담했던 당사자 중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청와대가 불법 사찰과 증거인멸 과정에
깊숙이 개입됐다고 폭로한 거죠?
[기자]
검찰 수사 당시에도
청와대가 민간인 사찰을
지시하고 보고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만,
실체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지면서 유야무야됐죠.
{장진수 "청와대, 증거인멸 지시" 폭로}
그런데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됐던
장진수 전 주무관이 최근
"청와대의 최종석 당시 행정관이
검찰의 총리실 압수수색 이틀전
증거인멸을 직접 지시했다"며
그 윗선까지도 개입됐다고 폭로했습니다.
장진수 씨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장진수 전 총리실 주무관]
"최종석 행정관도 위에서 지시를 받았지 않았겠느냐 하는
강한 심증을 가지고 있죠."
장 씨는 최 전 행정관이
증거인멸 지시가 있었던 사실을 은폐하라고 회유하고,
법정에서 함구하는 대가로
금전적 보상을 약속하는
육성 녹취파일까지 공개했습니다.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
"심정은 알겠는데 그건 다같이 죽자는 얘기니까 방법을 어떻게..
캐쉬(현금)로 달라 그거 못믿겠다 그러면 내가 그것도 방법 찾아줄게."
장 전 주무관은 이어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게서
증거인멸을 폭로하지 않는 대가로 2천만 원을 전달받았다고
폭로했습니다.
[질문3]
지난 검찰 수사에서는
배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요.
장진수 전 주무관이 왜 2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고해성사를 했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장진수 씨는 "진실을 밝히는 것이
국가공무원으로서의 마지막 도리"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또 항소심 단계 이후 변호인 지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장진수 씨의 심경에
변화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인물에는
장진수 씨 외에, 진경락 전 총리실 기획총괄과장과
권중기 전 점검1팀원도 포함돼 있는데요.
이들은 의혹을 제기한
장 전 주무관이 말이 사실과 다르다고 강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진경락 전 과장]
"결론이 그렇게 나니까 (장진수 주무관이)불만이
많은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 불만을 소설처럼 폭로한다.."
하지만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한 검사는
"진 전 과장이 최 전 행정관과의 관계를 고려해
지금은 입을 열고 있지 않지만,
입장을 바꿔 양심선언할 수도 있다"며,
추가 폭로로 이어져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했습니다.
[질문4]
앞서 보셨듯이 재수사에 나선
검찰이 장진수 씨가 공개한
구체적인 증거인멸 지시 과정을 입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데요.
입증이 되면 결국 당시 검찰 수사가 축소됐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요.
검찰 입장에선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기자]
네. 그래서 검찰이 재수사를 결정하기 직전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는데요.
2년 전 특별수사팀까지 꾸려
'윗선은 없다'고 결론을 내린 마당에,
재수사를 통해 '축소 수사'를 인정하고,
스스로 결론을 뒤집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2010년 수사 당시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이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었다는 점도
검찰로선 곤혹스런 대목입니다.
또 청와대와 검찰이 손발을 맞춰
총리실의 증거인멸을 눈감아줬다는
의혹까지 제기됐기 때문에,
검찰이 재수사에 나서더라도
납득할 만한 결론을 내놓지 못한다면
특검 요구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20일 장 전 주무관이 소환되는데요.
검찰이 특별수사팀까지 꾸린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배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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