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중국의 지도부 교체에서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 자리에 오를 것이 유력했던
보시라이 충칭시 서기가 어제 전격 해임됐습니다.
사실상 차기 지도부 자리를 놓고 공산당 내부 계파간
권력투쟁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는데요,
국제부 정혜연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
보시라이 충칭시 서기는 전도유망한
차세대 지도자였는데요, 왜 해임된 건가요?
[기자]
한 달 전 발생한 이른바 '충칭 정변' 사건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달 7일 보시라이 서기의 최측근인
왕리쥔 충칭시 부시장이 미국 망명을 시도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었습니다.
왕리쥔은 2007년 충칭시에 부임한 보시라이가
'부패척결'을 외치며 조폭과의 전쟁을 벌일 때
비리 인사 수백명을 구속시키는데 앞장서
보시라이의 총애를 받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사건 당시 왕리쥔은
"보시라이는 당대 최대 위선자"라며
부패 행적이 적힌 서신을 외부에 공개했습니다.
공산당 지도층은 즉각 조사에 들어갔고
한달 여 고심끝에 보시라이를 해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질문2]
말씀하신 대로 표면적으로는 부패 혐의를 받는 정치인에
대한 인사 조치인데요,
공산당 내부의 권력투쟁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출신 성분에 따라 나눠진
세 계파 출신들이 권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후진타오 주석이 이끄는 '공청단'은
엘리트 학생들로 구성된
'공산주의청년단'에서 활동한 인물들인데,
원자바오 부총리와 리커창 차기 총리가 있습니다.
덩샤오핑이 죽기 전까지 이끌었던 '태자당'은
중국 당정군의 고위층 자제 출신들로
차기 주석에 오를 시진핑 부주석이 대표주자로 꼽힙니다.
'상하이방'은 장쩌민이 상하이 시장이던 1980년대
덩샤오핑의 부름을 받고 장쩌민과 함께
중앙 정치무대로 대거 입성한 인물들을 칭합니다.
현재 태자당과 상하이방은 느슨한 연합체제를
유지하면서 공청단과는 경쟁구도를 이루고 있습니다.
보시라이는 태자당 출신인데, 중국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이 차기 상무위원 자리를 노린
공청단의 계략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질문3]
현재 권력인 공청단의 후진타오 계열과
차기 권력인 태자당의 시진핑 계열 사이의
권력투쟁이 시작된 것으로도 볼 수 있겠는데요,
노선에도 차이가 있다면서요?
[기자]
네, 이번에 해임된 태자당 출신의 보시라이는
좌파노선의 핵심 인물이었습니다.
중국 내 좌파는 사회 불평등과 모순을 해소하려면
성장보다 배분이 앞서야하고, 만연한 부패를
척결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보시라이는 이런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였는데,
점진적 개혁개방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주장하는
공청단 계열이 이를 눈엣가시처럼 여겼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보시라이의 낙마를
'좌파에 대한 공격'으로 보기도 합니다.
[질문4]
사건의 핵심에 상무위원 자리가 있었다고 하는데,
공산당 상무위원이 의미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총 9명으로 구성되는데,
대부분의 중요 정책들이 이들 9명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보통 상무위원은 공청단, 태자당, 상하이방에서
각각 3명씩 선출해서 구성합니다.
이번에 태자당 출신인 보시라이가
사실상 차기 상무위원 후보에서 탈락하면서
빈 자리를 누가 채울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자신의 계파를 빈 자리에 앉히려는
물밑 권력투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입니다.
네, 정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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