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두 단계 낮췄습니다.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은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와 같아졌습니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일본에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요.
오늘 경제돋보기의 주제입니다.
'잃어버린 10년'의 주인공
일본의 추락이 심상치 않습니다.
피치는 어제 일본의 신용등급을
더블A에서 싱글A+로 강등했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보다 낮은 수준이며
한국, 중국, 칠레 등과 같은 수준입니다.
신용등급 강등의 가장 큰 이유는
나라빚 때문입니다.
일본의 국가 채무 비율은 211%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나 이탈리아는 물론,
미국보다 크게 높은 수준입니다.
일본 정부가 발행한 국채 대부분은
일본 국민들이 갖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부도날 위험은 없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국민들은
채권에 투자하느라 정작 쓸 돈이 없고,
그러다 보니 기업은 물건이 안 팔리고,
엔고 현상으로 수출까지 잘 안 됩니다.
지난해 31년 만의 무역적자는
다 이런 이유에서 났습니다.
지난해 대지진 복구 예산이 증가한 것도
일본 추락의 원인이 됐습니다.
정말 하늘도 안 도와주네요.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재정악화를 해소하기 위해
소비세를 기존 5%에서 10%로
인상하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지만,
야당의 반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정치도 똑바로 못하면서 세금 더 내라고 하면
좋아할 국민들이 있을까요?
최근에 표절 판정을 받은 '일본은 없다'라는
책 제목이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남의 나라 이야기만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괜찮을까요?
이란발 고유가와 유럽 재정위기,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등이 겹치면서
우리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지난달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둔화했고,
수출 증가세도 두 달 연속 꺾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은
갈수록 낮아져서 3%대 초반까지 내려왔습니다.
한 달 새 두 번이나 낮춘 걸 보면,
경제가 심각하긴 심각한 것 같습니다.
당초에는 상반기 어렵다가
하반기엔 회복하는 상저하고를 예상했는데,
지금은 상저하저를 걱정해야 할 상황입니다.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아직은 괜찮다고 하지만,
성장률은 떨어지는데 복지 지출만 늘어나면
일본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더욱이 우리 국민들은 900조 원이 넘는 빚을
떠안고 있기 때문에
일본 국민과 마찬가지로 쓸 돈이 없습니다.
계절은 봄을 지나 벌써 여름으로 가는데,
경제는 아직 겨울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6개월도 안 남은 상황에서
정치권과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힘을 쏟아줄까요?
지금까지 경제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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