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받는
일곱 가지 수술의 가격이 평균 21% 인하됩니다.
이른바 '포괄수가제'가 전면 도입되는 건데요.
하지만, 의사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논란의 이유를 경제돋보기에서 알아보겠습니다.
병원 가면 의사들이나 간호사가 꼭 그럽니다.
이 검사도 해보시고, 저 사진도 찍어보시고,
"이 시술은 훨씬 안 아프고 안전하다"
그러다보면 병원비가 엄청 나옵니다.
큰 병원일수록 더하더라고요.
지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국민 1인당 의료비 증가율을 봤더니
우리나라는 7.7%로 OECD 국가보다 2배 이상 높았고,
입원일수도 2배나 됐습니다.
왜 이렇게 의료비가 많이 늘었나 봤더니
CT 같은 고가의 장비를
쓸데 없이 많이 보유하고 있더군요.
이런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도입한 게 포괄수가제입니다.
포괄수가제란 간단히 말해 의료비 정찰제입니다.
진찰료와 검사료, 입원료 등 행위에 따라
따로따로 돈을 내는 걸 행위별 수가제라고 하는데,
포괄수가제는 질병 별로 정해진 진료비를
내는 방식입니다.
어떤 병원에 가더라도 맹장 수술은 얼마,
백내장 수술은 얼마로 딱 정해져있으니까
바가지 걱정 안 해도 되겠네요.
복지부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박민수 /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 과장
"특정 질병에 걸렸을 때, 내가 어느 정도 진료비를 내야 하는지
사전에 예측하는게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계산을 해봤더니,
백내장 수술은 17만 원, 편도선 수술은 15만 원,
맹장수술 비용은 21만 원으로 지금보다
평균 21% 정도 낮아집니다.
7월부터 모든 의료기관에 적용하는 건 아니고요.
30병상 이상 99병상 이하의 병원급과
30병상 미만의 의원급부터 전면 시행하고,
종합병원 이상은 내년 7월부터 적용받습니다.
같은 질병이라도 의원보다는 병원 가격이 더 비싸니까
무턱대고 큰 병원부터 찾으시면 안 됩니다.
특진의사를 선택하는 선택진료나 상급 병실 이용,
초음파 등 일부 항목은 적용하지 않고,
환자가 별도로 돈을 내야 합니다.
의사협회는 '포괄수가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입니다.
병원비가 미리 정해지면
의사들이 값 싼 재료를 사용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진료는 기피하게
될 거라는 주장입니다.
[인터뷰] 노환규 / 대한의사협회 회장
"수술했을 때 위험도도 있고 장기간 입원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많다. 그러면 이런 분들(환자)을
병원에서 (치료하기를) 회피하는 거죠.
그런 일들이 당장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의사협회의 주장도 일리는 있습니다.
낡은 장비로 진료할 때보다
3D 같은 최신식 장비로 검사할 때
암이나 기타 질병을 발견해내기 훨씬 쉬운데,
진료비를 미리 정해버리면
병원들이 이런 장비에 투자를
하겠는가라는 문제가 남습니다.
의사협회는 싸고 좋은 제품은 없다,
싼 것을 선택할지 아니면 좋은 의료를 선택할 지
국민이 고르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일리가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비싸다고 꼭 좋은 건 아니라는 것도
명심하셨으면 좋겠네요.
지금까지 경제돋보기였습니다.
Copyright Ⓒ 채널A.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