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6년만에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을 했는데요. 한국과 미국 정부가 한국에서 수입하는 쇠고기와는 무관하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그런데도 불안감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핵심 쟁점과 내용은 무엇인지 취재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의태 기자 나와있습니다.
김 기자 우선 우리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검역이나 수입중단 조치를 내리지 않았죠?

[리포트]
그렇다.
어제 오후 농림수산식품부가 정식발표를 통해서 검역, 수입중단 조치는 내리지 않고 검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작업장, 일자별로 구분해 개봉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농림부에서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젖소는 국내에 수입되는 것과는 다르다며 국내에 유통되는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농림부 관계자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다.

“30개월령 이상된 젖소고기는 미국에서는 주로 가공용 원료로 사용되고 있어 국내에 수입될 가능성은 없으며 국내에 수입되는 쇠고기와는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는 건데 정부가 내세운 구체적인 근거는 무엇인가?

우선 앞서 정부의 발표에서 보듯이 이번 광우병이 발생한 젖소는 30개월 이상인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30개월 미만의 육우만 수입되고 있다. 또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햄, 소시지 등 가공식품은 전혀 들여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이 광우병 젖소는 우유를 생산했는데.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유, 우유로 만든 가공식품은 광우병을 전염시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여기다 이번 발생한 광우병은 비정형 소해면상뇌증 BSE로 알려졌는데요.

비정형성이라는 것은 오염된 사료를 통해 전파되는 것이 아닌 유전적 결함 등으로 발생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다른 소들로 전염될 가능성이 낮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정부에서는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의 불안감은 적지 않은 거 같은데요.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검역이나 수입중단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마디로 우리정부의 입장은 신중하게 판단하자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멕시코, 캐나다, 일본 등이 문제가 없다고 발표한 상황 속에서

한국만 검역이나 수입중단 조치를 내리게 되면 통상마찰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광우병 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더 파악한 뒤 판단을 내리겠다는 입장인데요.

농림부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미국측에서 제공한 정보가 극히 제한적이라 판단하고, 이로 인한 통상마찰을 예방하기 위한 우선적인...”

현재 미국측이 언제까지 상세한 정보를 보내 줄지는 알수 없는 상황이다.

이 정보를 가지고 우리정부가 최종 판단을 내릴 때 까지는 적어도 한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정부는 광우병이 발생하면 곧바로 미국산 쇠고기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요? 이런 점도 논란이 되고 있는 거 같은데.

아시겠지만 정부는 광우병 촛불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6월말 광우병 발생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었다.

때문에 정치권이나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당시 정부가 했던 약속을 어겼다는 비판 여론도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 2010년 4월 개정된 가축전염병예방법 32조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위생조건이 이미 고시되어 있는 수출국에서 소해면상뇌증(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하여 그 위험으로 부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 쇠고기 또는 쇠고기 제품에 대한 일시적 수입중단 조치 등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 정부는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가 이번 미국의 광우병 발병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긴급한 상황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는 건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 광우병 젖소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입중단 등의 조치를 유보했는데. 어쨌든 미국 정부의 정보에만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또 애매한 태도로 국민들의 불안감만 증폭 시킨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중요한 건 소비자들의 반응인데요. 일부 대형마트는 미국산 쇠고기 판매을 중단하기도 했죠?


우선 소비자들은 과거 촛불시위로 확산됐던 광우병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하면서 미국산 쇠고기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소비자들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나영학 서울시 서계동]
"언론에서 나오면 아무래도 안먹게 될 것 같습니다."

[인터뷰/ 윤영숙 서울시 회현동]
"일단 가격이 싸니까 많이 사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부 입장에서 건강을 생각하면 피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자 일부 대형마트는 판매대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철수 시키는 등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은 어제 오전부터 오늘까지 판매를 하지 않고 있다. 회사측은
국민의 불안감이 줄어들때까지 판매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어제 오전 판매를 중단했다가 정부가 국내 유통된 미국산 쇠고기에는 문제가 없다고 발표하자 오후 늦게 판매를 다시 시작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는 10만7000톤,
호주산보다 600톤 가량 많았습니다. 미국산 쇠고기는 전체 수입쇠고기 중 37%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3월까지 2만7500톤이 수입돼 유통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아무래도 미국산 쇠고기를 당분간 찾지 않을 것으로 보여 대신 호주산이나 한우에 대한 소비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쪽 상황도 궁금한데요. 현재 새롭게 나온 얘기가 있나요?

미국은 6년만에 발생한 광우병 사태 확산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며 검사를 철지히 하고 있다며 재차 강조하고 있다.

미 정부관계자의 말을 들어 보시죠.

“우리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캐나다와 멕시코 그리고 주요 수입국가 20곳에 광우병발병 사실을 알리고 안심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번 광우병의 원인에 대해 철저히 밝히고 소비자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발삭 장관은 일본, 한국 등이 수입중단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고 공식 밝힌데 대해 감사의 표시를 전하기도 했는데요.

광우병 감시시스템은 적절하게 작동하고 있고 쇠고기, 가공제품은 모두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입중단 등의 조치가 없다해도 광우병 발병 소식으로 소비가 줄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전세계 수요는 당분간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기자 수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