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매주 월요일 이 시간에는
기업의 성공 스토리, 성공적인 삶을 위한 방법 등을
생각해보는 "성공학 노트"시간을 마련합니다.
오늘 첫 시간으로 저축은행 사태의 원인과 시사점에 대해 알아볼 텐데요.
그런데, 코너 제목은 성공학 노트인데..
왜 저축은행 사태라는 금융산업의 실패 사례를 다루나..
의아해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아니겠습니까?
실패의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성공도 할 수 있겠죠.
DBR 김남국 편집장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리포트]
김남국 DBR 편집장
1. DBR, 소개부터 해주세요?
CSI같은 수사 기관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Q. DBR은?)
2. '성공학 노트', 오늘의 주제는 저축은행 사태예요?
성공학 얘기하는데, 하필, 저축은행 사탭니까?
A:네, 저도 안타깝습니다. 멋진 기업의 성공 스토리를 다루면 더 좋았을텐데, 국민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워낙 큰 사건이 터져서 이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실패를 다루는 게 안타깝긴 하지만 성공보다는 실패가 더 좋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즉, 성공하면 교훈을 얻지 못하지만 실패하면 큰 교훈을 얻고 다음 번에 더 큰 도약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 점에서 실패 사례도 성장과 발전에 큰 도움을 줍니다. 앞을 이 코너에서는 다양한 기업 조직, 경제 주체들의 성공 혹은 실패 사례를 분석하고 교훈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3. 일단, 일주일 전, 저축은행 퇴출 명단이 발표됐구요.
각종 불법 탈법 사례들이 속속 불거지고 있습니다.
저축은행, 왜 이 지경까지 왔다고 보십니까?
(Q. 저축은행 사태의 근본 원인은?)
(저축은행 사태, 산업(Industry)의 몰락 의미)
A: 일반적으로 PF대출과 대주주의 불법 탈법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음. 물론 직접적 부실 원인은 PF대출과 대주주의 불법이라 볼 수 있음. 하지만 저축은행 사태는 경영자의 잘못, 혹은 대주주의 도덕성 부재라는 관점에서만 바라볼 문제가 아님.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음. 작년 무려 16개에 이어 올해 4개 퇴출당했는데, 특히 업계를 대표하는 1위 업체까지 이번에 영업정지 당해. 사실상 하나의 업, 혹은 산업, industry의 몰락이라고 볼 수 있음. 어떤 산업에서도 경영자가 판단을 잘못하거나,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있지만, 그렇다고 업이 몰락의 길로 접어들지는 않음. 특히 신뢰가 무기인 금융업에서 저축은행업은 이제 과거의 모델로는 생존하기 불가능한 상황에 빠져버렸다고 볼 수 있음.
4. 사실상, 업종 자체가 몰락하고 있다는 말씀이신데..
태생부터가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는 말씀인가요?
(Q. 저축은행의 역사, 몰락의 불씨 키웠나?)
A: 네. 이번 사태를 이해하려면 저축은행업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 있어. 저축은행은 1972년 사채업 양성화 조치로 설립된 상호신용금고가 모태. 상호신용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이뤄졌던 계와 같은 형태의 금융을 양성화한 것. 은행 문턱 높아 이용 못하는 서민들은 이 제도를 통해 금융 조달 받아.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상당수 상호신용금고 파산하자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 추진. 2002년 ‘상호저축은행’으로 명칭 변경, 이후 ‘상호’까지 빼버렸음.
5. 저축은행의 이름 자체가 잘못 지어졌다고 보진 않으세요?
(Q. 저축은행, 정말 은행인가?)
문제는 설립취지와 달리 이름뿐만 아니라 실질적 내용도 마치 은행처럼 운영돼. 상호 신용은 기본적으로 상호간 속속들이 사정을 아는 게 장점이자 핵심 경쟁력. 저 집 부엌에 숟가락 몇 개 있고 성격이 어떻고, 게으르지 않기 때문에 내일도 저놈이 일하러 나올 것이란 걸 아는 상태에서 대출이 이뤄지는 것임. 즉, 지점이 많으면 안 되는 모델임. 담보를 토대로 대출해주거나, PF와 같은 업무는 상호신용금고의 원래 취지와 완전히 다른 영역임. 게다가 이런 일을 할 능력이나 역량이 없었던 것임. 하지만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금융회사 경쟁력 강화, 대형화 추진이란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왔음. 인적자원, 능력, 핵심역량이 부족한 저축은행들은 이 정책 취지에 맞춰 대형화 경쟁을 벌이면서 이번 사태가 생긴 것임. 금융은 규제산업. 정부는 산업 발전 방향을 엉뚱하게 설정
6. 저축은행 사태는 정부의 규제로 인한 관재(官災)라는 견해신데..
하지만 기업이라면 당연히 성장을 해야 하구요.
성장하려는 기업을 규제만 해도 문제 아니겠습니까?
(Q. 정부의 금융산업 규제, 득과 실은?)
(시장점유율 5~10% 사이, 40% 이상 기업, 수익성 나빠)
(성장으로 인한 점유율 증가는 기업의 毒)
A: 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은 성장하려 함. 규제가 필요 없는 민간 영역에서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는 철폐되는 게 바람직. 하지만 금융은 성격이 다름. 돈은 형제한테도 믿고 맡기지 못하는 것임. 하지만 금융회사에는 돈을 맡김. 그만큼 공적인 영역임. 또 경제의 근간을 떠받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부가 막강한
규제 및 검사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임. 결국 정부는 사업의 구조가 어떻게 형성돼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업이 발전해야 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기업으로 치면 전략기획실 같은 역할을 해야 함. 하지만 성장이 무조건 좋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졌음. 이미 경영학에서는 성장이 무조건 좋지 않다는 것이 학문적으로도 입증됨. 제너럴리스트, 스페셜리스트가 공존하는 생태계가 바람직. 모두가 제너럴리스트 되겠다는 전략은 허황된 것. 실제 실증 연구 결과, 시장점유율 5-10%사이의 기업과 40%이상 기업은 수익성이 나빠져...성장으로 인한 점유율 증가는 기업의 독이 됨.
7. 그럼, 앞으로 저축은행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요?
(Q. 저축은행 사태의 교훈은?)
A:서민금융에 집중해 스페셜리스트로 남아야 함. 물론 이 가운데 진짜 역량을 축적해서 다른 사업을 모색하는 것은 말릴 필요가 없음. 하지만 역량이 부족한데도 제도권 금융으로 진출하는 것은 철저한 규제를 통해 막거나 역량에 대한 검증이 필요함. 금융업은 다른 어떤 업종보다 사람이 중요. 과연 제도권 금융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축적한 저축은행이 있었겠나...일부 저축은행은 이런 모델 잘 제시. 한 저축은행은 70년대부터 서민금융에만 집중해 알토란 같이 회사를 운영한 경우도 있고, 한 지방은행은 일수대출이란 서민금융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성공하기도. 서민금융이란 전략적 방향성은 유지하면서 끊임없이 역량을 강화하는 혁신이 바람직하지 점포 확장, 다른 분야로의 진출은 바람직하지 않아.
8. 규제 말씀도 하셨는데.. 정부의 역할도 필요하겠네요?
(Q. 저축은행 사태, 정부의 역할은?)
A: 앞서 실패가 더 큰 교훈을 준다고 했는데, 딱 한가지 조건이 있다. 컬럼비아호 폭파 사건 이후 4000쪽 분량의 보고서와 29개의 개선안이 나온 것처럼 실패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할 때만이 실패가 교훈이 됨. 제발 이번만큼은 정부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제대로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처하기 바람. 실패가 반복되는 조직이야말로 이 시대에 의미없는 민폐조직이 됨. 실패는 누구나 하지만 실패에서 교훈을 얻는 조직만이 성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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