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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쇼 A타임/경제돋보기]편지대신 촌지…빛 바랜 스승의 날

2012-05-14 00:00 경제,사회,사회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스승의 날'이면 늘 부르는
'스승의 은혜'라는 노래입니다.

고등학교 졸업한 지
20년이 지났는데도 잘 안 잊어먹네요.

스승의 날은 5월 15일입니다.

세종대왕 탄신일과 같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날이지만,
언제부턴가 그 의미가
퇴색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옛말이 있는데,
요즘 학생들, 대드는 건 기본이고,
선생님을 폭행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선생님은 괜히 체벌했다 징계받을까봐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고 합니다.

이건 부모님이나 사회의 잘못이 크지만,
선생님 책임도 일부 있습니다.

지난해 2월 2일 동아일보 기사입니다.

'한밤 아들 담임이 집에 왔다.
저, 결혼해요...100만 원을 건넸다'

촌지가 없어지긴커녕
노골화하고 있다는 내용인데요.

교사들의 촌지 요구 유형도 있더군요.

문자나 전화로 학교에 한 번 올 것을 요구하는 '눈치형'
지속적으로 아이들을 꾸중해 부모를 학교에 오게하는 '구박형'
눈에 띄는 차별로 촌지를 요구하는 '차별형' 등 다양합니다.

서울 강남은 한 번에 50만 원, 분당은 30만 원.

금액까지 정해져있다니 씁쓸합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죠.

초등학생이 싫어하는 선생님 유형으로
화를 많이 내는 교사, 편애하는 선생님,
학생 의견을 무시하는 선생님 등이 있는데요.

선생님이 우리 아이한테 화를 많이 내거나
공부 잘 하는 학생들만 챙기면,
부모 입장에서는 "내가 학교에 소홀했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런 고민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가 봅니다.

1989년 동아일보 기사인데요.

'스승의 날 선물 외제여야 하나.
수입상품점 고객 줄이어 한심'이라는
제목의 기사네요.

그런데 요즘 학부모들,
학교 선생님 말고도
챙길 사람이 늘었다고 말합니다.

한 백화점이 설문조사를 했더니
전체 응답자의 40%가 '스승의 날'
가장 선물하고 싶은 대상으로
학원 강사를 꼽았습니다.

학교 담임교사라는 응답은
학원 강사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선호하는 품목은 화장품,
고급 문구, 지갑 등의 순이었습니다.

학교 선생님보다
학원 선생님을 더 챙기는 이유.

엄마들의 사교육 열풍도 열풍이지만,
선물을 받지 않는 학교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스승의 날'이면 교육청에서 나오는 암행감사때문에
선생님들은 불법사찰을 당하는 기분이라고 하더군요.

오죽하면 선생님들 입에서
'스승의 날'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오겠습니까.

몇 년 전 촌지 문제 때문에
'스승의 날'에 학교가 쉬는
웃지 못할 광경도 있었는데요.

요즘에는 선생님이 학생에게 선물하고,
학생들이 선생님 안마를 해드리거나,
구두를 닦아드리는 훈훈한 풍경도 많습니다.

저도 제 아이 하나 제대로 가르치기 힘든데,
선생님들은 덩치가 산 만한 학생들 다루기가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그래도 사명감 갖고
아이들 사랑으로 이끌어주시고요.

부모님들, 선생님한테 애 혼났다고
쪼르르 학교에 달려가거나,
덮어놓고 애 앞에서 선생님 욕 하는 일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경제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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