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로자들
일 많이 하기로 유명하죠.
근로시간을 살펴봤더니요.
우리나라 근로자는 연간 2천 시간을
넘게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미국이나 일본, 영국보다 길고,
근면하다는 독일 국민보다 700시간이나
더 일합니다.
저도 하루 12시간은 기본이고,
15시간씩 일할 때도 많고,
지난주말에는 저축은행 사태로
어린이날인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출근했습니다.
이렇게 주 7일을 꼬박 일했더니
달력은 수요일인데, 몸시계는 꼭 금요일 같습니다.
그런데 반가운 소식이 하나 있더군요.
삼성이 4시간 근무를 도입했다고 합니다.
워크스마트의 일환이라고 하는데요.
말 그대로 '똑똑하게 일한다'는 뜻으로
시간과 공간 제약을 벗어나
창의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한
근무 형태를 말합니다.
법정근로 시간이 보통 주당 40시간이죠.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하면 40시간인데요.
이걸 월화수목은 9시간 일하고,
금요일에는 4시간만 일하고
퇴근시키겠다는 겁니다.
듣기만 해도 설렙니다.
취지는 좋은데, 직장인들은
"과연 될까?"하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현재 9시 출근, 6시 퇴근도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죠.
윗사람 눈치 봐야죠,
야근 해야죠, 회식도 잦은데,
일찍 퇴근할 수 있겠느냐는거죠.
예전에 삼성이 '마누라 빼고 다 바꾸자며'
'7-4제'를 시행한 적이 있습니다.
일찍 출근하고 오후 4시에 퇴근해
자기 계발하자는 취지였는데,
실제는 근무시간만 늘어나 정착되지 못했습니다.
삼성이 하니까, 공무원들도 부러웠는지,
관가에도 스마트워크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가 그제부터 8시 30분 출근,
5시 30분 퇴근제를 시행하면서
5시 반 되면 퇴근하라고 방송을 튼다네요.
일단 한 달 해보고, 잘 되면 계속 가고,
근무시간만 길어지면 다른 방법 찾겠다고요.
참 부럽습니다.
혹시 이 군가 기억하십니까.
'보람 찬 하루일을 끝 마치고서
두 다리 쭉 펴면 고향에 안방~'
'팔도사나이'라는 노래인데요.
이 노래 부르면서 군인들 하루 일과를
마치곤 했었죠.
이런 칼 퇴근, 군대에서나 되지
민간에서 잘 될까요?
그리고 넥타이 매고, 잘 나가는 샐러리맨,
안정적인 공무원만 칼퇴근 하면 뭐합니까.
대다수 하청기업 근로자나 계약직 근로자는
그림의 떡인데 말이죠.
중소기업에 다녔던 제 친구는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이런 공휴일에도 일하고요.
삼일절, 개천절, 이렇게 무슨 절
들어간 날만 쉬었다고 합니다.
크리스마스도 근무하라고 하길래
성탄'절' 아니냐 그래서 쉬었다고 하더군요.
웃지도 못할 일입니다.
정부는 공무원들과 근로자들이 일찍 퇴근하면,
소비가 늘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런데요.
쓸 돈이 없는 데 어쩝니까.
일찍 퇴근하면, TV시청만 늘어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경제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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