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6년 만에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됐습니다.
정부는 수입금지가 아닌 검역중지를
검토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인 반면,
대형마트와 백화점들은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지난 2008년 광우병 파동과
촛불집회의 기억이 떠오르는데요.
오늘 경제돋보기에서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지난 총선 때도
한-미 FTA 문제가 쟁점화됐었죠.
2006년 시작한 한-미 FTA 협상,
2007년 6월에 최종 합의문에 서명하고,
2008년 4월 쇠고기 협상도 타결됐지만,
촛불시위로 그해 6월
한-미 통상장관회담이 다시 열려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소비자들의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미국에서 또 광우병이
발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수입산 쇠고기는
34만 톤으로 한 해 전보다 18%나 급증했습니다.
수입 가격은 kg당 6천531원에서 7천486원으로
14.6% 올랐습니다.
어느 나라 쇠고기가 많이 수입될까요?
2010년, 2011년까지만 해도 호주산이었지만,
올 들어 역전됐습니다.
2008년 21%에 그쳤던 미국산 쇠고기의 점유율은
올해 1분기 44.2%로 급등한 반면,
호주산은 53.4%에서 42.9%로 낮아졌습니다.
수입량으로 따지면,
미국산은 지난해 10만 7천톤이 수입돼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10만 톤, 어마어마한 양인데,
우리나라 사람들 고기 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산 쇠고기를 많이 찾는 이유,
한-미 FTA로 가격이 싸질 거란 기대감 때문입니다.
현재 쇠고기 관세율은
신선, 냉장, 냉동제품 모두 40%입니다.
참고로 돼지고기 관세율은 25%,
닭고기는 20%입니다.
현재 쇠고기 수입 가능 국가는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캐나다
다섯 나라입니다.
이 가운데 미국산은 한-미 FTA 발효로
앞으로 15년 동안 매년 2.7%씩 관세가 철폐됩니다.
2.7%면, 2018년이나 돼야 관세율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2026년이 돼야 관세가 완전히 사라집니다.
소비자들이 가격인하를 느끼기에는
아직 한참 멀어보입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광우병이 걸린 소는 젖소여서,
우리가 수입하는 쇠고기는 아니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미국산은 다 똑같지"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한-미 FTA를 둘러싼 공방은
쇠고기 수입을 하냐, 마냐,
누가 FTA의 첫 단추를 꿰었느냐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FTA가 발효된 지금은
광우병 쇠고기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
얼마나 문제를 깔끔히 처리하고,
절차에 따라 수입을 재개하느냐라는
원칙의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정부의 좀 더 과감한 조치를
기대해보고요.
정부가 국민 먹을거리에 대해
강대국 눈치보다는 국민건강을 생각한다는
믿음을 준다면
국민들이 안심하고
싼 고기를 먹을 수 있지 않을까요.
잇단 살인사건 때문에 세상은 흉흉하고,
반복되는 대통령 측근 비리때문에
안 그래도 짜증나는데,
고기 씹는 낙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까지 경제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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