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오바마 정부의 아프간 철군 계획이
갈수록 꼬이고 있습니다.
미군이 이슬람 경전을 불태운 데 이어
이번에는 어린이들를 포함한
민간인들을 쏘아 죽였습니다.
성시온 기잡니다.
[리포트]
현지 시각으로 어제 새벽.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서 미군 병사가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9명을 포함해 민간인 16명이 숨졌습니다.
아프간인들은 분노했습니다.
[녹취: 희생자 유족]
"2살 밖에 안 된 애가 죽었어요. 미군은 밤 공습 때마다 헬리콥터나 군견으로 우리를 위협해요."
이번 사건으로 현지의 반미 감정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들어 아프간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사건이
줄줄이 터졌는데요,
지난달에는 무슬림이 최고로 신성시하는 꾸란을
미군이 불태운 사건이 알려지면서 아프간 전역에서
시위가 확산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 수십명과 미군 등 공식 집계된 사망자만
40명이 넘었습니다.
또 지난 1월에는 미 해병대가 탈레반 시신에
소변을 보는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기도 했습니다.
미군은 오는 2014년까지 아프간에서 모든 병력을 철수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잇따른 악재에 출구 전략도 점점 꼬여가고 있습니다.
이어서 유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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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대한
아프간 국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기셉니다.
[녹취: 알리 세라지 / 부족 간 대화를 위한 전국연합 대표 ]
“미안하다거나 용서해달라, 유감이라는 표현으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아프간 주민들은 살인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This is not something they can wash away by saying I'm sorry, or forgive me it's regrettable.
Because the Afghan people, when it comes to murder, those words they do not understand."
AFGHANISTAN PRINCE:SHOOTING HAS TO BE TAKEN SERIOUSLY
탈레반은 즉각 보복을 예고했습니다.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도 이번 사건을 ‘암살’로 규정하는 등
격한 어조로 비난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즉각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아프간 주민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고 책임자 처벌을 약속하는 등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쏟았습니다.
잇따른 사건으로 미국의 아프간 출구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는 2014년 미군이 주도하는 13만 명의 나토군을
아프간에서 모두 철수한다는 계획이지만
불미스런 사건이 잇따르면서
조기 철군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녹취: 해리 리드 /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좋은 상황이 아닙니다. 아프간에 있는 우리 군대가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가능한 빨리 아프간을 나오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It's just not a good situation. Our troops are under such tremendous pressure in Afghanistan. ~~ I think that we're on the right track to get out of Afghanistan just as soon as we can.
미군이 조기 철군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아프간 내 치안 불안이 고조되고
결국 비난의 화살은 미국을 향할 수 밖에 없어
오바마 행정부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유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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